서울 지하철·국철 地上구간, 전부 地下化 검토

조선일보
  • 오유교 기자
    입력 2013.03.29 03:03 | 수정 2013.03.29 09:54

    [대상 구간 118.1㎞총 사업비 38조원 추산]

    지상 구간 조사해보니 - 도시 단절… 소음·진동 피해
    일부 구간만 지하화하면 경사 급해져 전동차 못 달려

    지하화 어떻게 추진되나 - 기존 지상 구간에 녹지 만들어
    공원·이벤트 광장 등 활용… 철도 주변 낙후 환경도 정비

    서울시가 장기적으로 지상의 모든 철도를 지하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철 1~9호선은 물론 경부선·경인선 등 국철의 모든 지상 구간도 대상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상철도 및 주변 지역 정비계획을 세우기 위해 2011년 6월 외부 기관에 지상철도 지하화에 대한 용역을 의뢰했다. 용역은 현재 마무리단계로 다음 달 중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용역 조사 중간 보고서에는 지상철도 지하화 사업의 당위성과 예상 사업비, 주민 설문 조사, 공간 활용 방안 등 내용이 담겼다. 지하화 사업을 위해 인근 주민들이 매월 1만원, 매년 10만원 이상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도 나왔다.

    전철 1호선과 중앙선이 함께 다니는 서울 동대문구 회기역. 지상 철로 때문에 양쪽 지역이 단절돼 철길을 지하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28일 장기적으로 지상의 모든 철도를 지하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신영 기자
    지하화 대상은 지하철 1~9호선 지상 구간 31.7㎞, 경인선·경부선·경의선·경원선·중앙선·경춘선 등 국철 지상 구간 86.4㎞다. 총 사업비는 38조원으로 추산됐다. 도시철도 구간 사업비 5조5000억원과 국철 구간 사업비 32조6000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지하화될 경우 철로는 지하철과 비슷한 깊이에 위치하게 된다.

    지상철도를 지화하하는 것은 KTX·GTX 등으로 철도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존 철도를 신규 노선과 연계할 필요성이 커졌고, 지상철도 주변의 낙후된 주거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조사 결과 지상철도는 도시 공간을 단절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 주변은 소음과 미관 저해 등으로 시민들의 간접 피해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하화가 이뤄지면 기존 지상 구간은 녹지 공간으로, 주변은 전략적 거점 개발 공간으로 재편된다. 녹지 공간은 보행로, 자전거 도로, 공원, 이벤트 광장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주변 지역엔 대규모 역사, 차량기지 등을 활용한 전략시설이 들어선다.

    지상철도 지하화는 그간 선거철 단골 메뉴였다. 땅 위로 철도가 지나는 지역 주민들은 지상철도 지하화를 선거 공약으로 반영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일부 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지상철도 지하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엔 지하화 논의가 어김없이 사라졌다. 시가 철도 전 구간에 대한 검토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일부 구간만 지하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철도역마다 높낮이가 달라 일부 구간만 지하화하면 경사도가 급격해지기 때문이다. 전동차는 경사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운행이 불가능하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지상철도를 완전히 지하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서울시는 다음 달 중 용역이 마무리되면 보고서를 토대로 구체적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하지만 철도·정비창·차량기지를 갖고 있는 철도시설공단이나 국토교통부와 협의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가 과거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미온적 태도를 보인 점을 생각하면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용역 조사에만 2년 가까이 걸렸는데 지하화 방안을 확정한다고 하더라도 지난한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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