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이상봉 "내 나이는 평생 서른일곱 살"

조선일보
  • 박세미 기자
    입력 2013.03.26 03:05

    [패션계 몸담은 지 30여년… 자서전 출간]
    한글 손글씨 의상 파리서 성공…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
    한국 패션, 너무 과소평가… 10년 내 우리문화의 주역될 것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자신의 책‘패션 이즈 패션’포스터 앞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은 자신의 나이를 공개하지 않는다. 포털사이트 등 어떤 경로에도 그의 공식적인 출생연도를 찾을 수 없다. 대신 그는 "나는 서른일곱 살 때 내 나이를 정리했다. 디자이너로서 그 이상 나이를 먹지 않겠다고"라고 했다. 아마 평생을 늙지 않는, 그러나 치기 어리지 않은 예리한 감성으로 살겠다는 뜻일 것이다.

    '만년 서른일곱'인 그가 최근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제목은 '패션 이즈 패션(FASHION IS PASSION·패션은 열정이다)'(민음인). 화보가 아닌, 디자이너 이상봉의 생각과 삶을 담은 첫 번째 책이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이상봉은 "내 속에 있는 알맹이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했다.

    책에는 1983년 한 디자인 콘테스트 당선을 계기로 패션계에 첫발을 내디딘 그의 이야기부터 약 30여년간 그가 진행한 다양한 작업들, 패션 철학과 디자이너로서 특별했던 순간, 결정적인 발전의 계기들을 담았다. 연예인·모델들과의 관계, 일상생활과 사랑하는 가족에 이르기까지 그의 알려지지 않은 내밀한 이야기도 담겼다.

    이상봉은 현재 '한글 캘리그라피(손글씨) 의상'으로 잘 알려진 디자이너. 그러나 그는 이 책에서 '한글 의상'의 성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06년 프랑스 파리에서 바이어들에게 선보인 이 의상은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고, 같은 해 MBC TV 예능프로 '무한도전' 멤버들이 이씨 패션쇼에 모델로 등장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그는 '한글을 패션에 도입한 선구자'가 됐다. 단청·조각보 같은 우리 전통 요소를 적극 패션에 끌어들이는 계기가 된 것도 물론이다. "우리 글자의 미적(美的) 특성이 상품 가치가 있다는 걸 프랑스인들을 통해 거꾸로 알게 된 셈이죠."

    최근엔 '입는 예술-벗는 예술'이란 제목의 누드사진 전시를 열기도 했다. 물론 누드모델은 이상봉 자신이었다. 이번 주 열리는 '2013 가을·겨울 서울컬렉션'에서는 전통 창살을 모티브로 한 의상을 선보인다고 한다. "조만간 향수(香水)도 선보인다"는 그는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 패션의 가능성은 너무 과소평가됐어요. 패션은 산업이기도 하지만, 우리 삶 어디에나 존재하는 문화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5~10년 안에 패션이 우리 문화의 주축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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