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要職(요직)에 전문가 아닌 충성맨 앉혀… 아마추어 국정원 자초"

조선일보
  • 권대열 기자
    입력 2013.03.25 03:00

    [재직 4년간 행적 뒷말]
    北 핵심정보에 어두워 金正日 사망도 발표 후 알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2009년 2월 취임해서 만 4년간 재직했다. 재임 기간도 길고 이명박 대통령의 심복(心腹)이었기 때문에 인사(人事)와 관련해 말이 많았다.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원 전 원장이 좌파 정부 10년간 무너진 조직을 재정비한다는 명분으로 '전문가'가 아닌 '충성맨'들만 중요한 자리에 앉혔다"라며 "본인이 정보기관에 대해 비전문가이다 보니 '정권 안보'와 '체제 안보'를 구분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들은 "원 전 원장은 취임 이후 두 달에 한 번씩 인사를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직에 손을 많이 댔다"면서 "그러면서 각 분야의 오랜 전문가를 중용한 게 아니라 '순환 근무'라는 명분으로 엉뚱한 쪽에 배치하고, 중요한 자리에는 자신이 신임하는 사람들로 채웠다"고 했다.

    그의 재임 중 '아마추어 국정원' 같은 일들은 외부에 알려진 것도 상당수다. 2010년에는 직원들이 리비아에서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하다 적발돼 외교 관계 단절 직전까지 갔고, 방한 중인 유엔의 인권 관련 특별보고관 일행을 미행하다 사진에 찍혀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또 국정원 직원들이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호텔에 잠입했다가 들통이 났고, 작년에는 국정원 직원이 진보단체 회원을 미행하다 거꾸로 공중전화 부스에 감금됐다.

    정작 중요한 북한 핵심 정보에는 어두워,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때는 북한에서 방송으로 발표할 때까지 이틀 동안 몰랐고, 작년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때도 북한의 위장 전술에 속아서 발사를 예측하지 못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국정원 여직원 댓글 의혹에 대해서도 "성과만 강조하다 생긴 일"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정원의 한 간부는 "원 전 원장이 재임 중 '체제 유지 활동'과 '정권 유지 활동'을 구분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국내 반체제 세력의 활동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이를 제재할 필요는 있었지만, 외부에선 '국정원의 활동 한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는 소지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원 전 원장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거짓말 탐지기 검사' 도입 같은 방식으로 직원들에 대한 단속만 강화하고 실적만 요구하다 보니 내부 기강은 더 엉망이 됐다는 것이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검찰이 원세훈 前 국정원장에게 출국 금지 조치 내린 배경 황대진 기자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