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충남 천안시내 한복판에서 여성 납치범이 경찰에 엽총을 쏘며 총격전을 벌이다 검거됐다.
충남 천안서북경찰서는 20대 여성을 납치해 감금·성폭행하고 추격하는 경찰에 엽총을 쏘며 저항한 혐의로 조모(4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18일 0시 26분쯤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에서 최모(여·23)씨에게 "회 먹으러 태안에 놀러가자"고 꾀어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감금한 후 성폭행하고, "경찰에 신고하면 총으로 너와 가족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조씨에게 감금돼 끌려다니던 최씨는 21일 밤 10시 50분쯤 충남 아산시 가덕펌프장 부근에서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망친 뒤 휴대전화로 지인에게 위치를 알려줬고,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조씨가 보복하겠다고 협박한 데 따라 최씨 부모가 운영하는 천안시내 음식점 부근에서 잠복 근무하던 중 24일 오전 9시 50분쯤 조씨 승용차를 발견하고 10㎞가량 추격했다.
조씨는 오전 10시 5분쯤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모 아파트단지 인근에서 경찰에 저지당하자 엽총 3발을 쏘며 완강히 저항했다. 경찰도 이에 대응해 조씨 승용차 바퀴 등에 공포탄 3발과 실탄 9발을 발사했다. 이어 경찰차 등으로 승용차를 에워싸고 전기충격기를 발사해 조씨를 붙잡았다.
이날 추격전으로 경찰차와 승용차 등이 심하게 파손됐으나 경찰관과 시민들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조씨 승용차에서 160여발의 엽총 탄알과 흉기 10여점, 연료통 등을 발견하고 다른 범행을 저질렀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결과 조씨는 엽총과 승용차를 훔쳐 범행을 저질렀고, 승용차에 넣을 기름을 훔치기 위해 여러 개의 연료통을 싣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씨가 5건가량의 전과 사실이 있고 엽총을 가지고 다니며 여성을 납치한 점으로 미뤄 또 다른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