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의 産室' 특수대학원

    입력 : 2013.03.22 03:00

    [죄의식 없는 '표절 대한민국'] [2] 공무원이 더 심하다
    학문보단 "간판·인맥", 학위 심사도 대충대충
    醫科대학원도 베끼기 논란

    "솔직히 간판(학위) 따고 인맥 쌓으러 가는 거지 학문에 관심 있어서 가는 건 아니잖습니까."

    최근 서울의 유명 사립대학 특수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딴 한 지방직 공무원은 "사람들 대부분에게 특수 대학원은 돈을 주고 학위를 사는 곳"이라고 말했다.

    중앙 부처 공무원은 "지방직이나 소속 기관 공무원들이 석·박사 학위 과정을 많이 밟고 있다"면서 "학위 심사 과정이 대충대충 이뤄지고 논문 또한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건 이 바닥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안다"고 말했다.

    특수 대학원은 "직장인과 일반 성인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1959년 서울대에 만들어진 뒤, 1963년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시작으로 사립대마다 본격 설립됐다. 1970년 27개였던 특수 대학원은 2009년에는 759개까지 늘어났다. 학위를 원하는 공무원과 직장인들 사이에 '특수 대학원 붐'이 일어났고, 1990년 3만5857명이던 특수·전문대학원생 수는 20년 만에 17만9101명으로 늘었다.

    한 서울대 교수는 "특수 대학원은 공무원을 재교육하는 의미에서 그 취지는 좋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논문을 내야 졸업할 수 있다 보니 기업인이나 공무원들이 논문을 베끼고 대필을 의뢰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 케네디 행정대학원은 일정 자격 이상 되는 공무원들은 MPP(Master Public Policy)라는 코스를 이수하면 논문이 없어도 학위를 주고 있다.

    특수 대학원과 함께 의과대학원의 학위 논문도 문제다. 의대생 A(27)씨는 "석사과정을 병행하는 레지던트는 영어로 논문을 써야 하는데 대필자에게 한글 개요와 참고 자료만 주면 알아서 다 써준다"고 했다.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 의사는 "학문을 하고 싶어 학위를 따는 의사도 많지만, 특히 지방 의학대학원은 학위만 따려고 대학원에 적을 걸쳐놓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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