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욕 강한 사회… 손쉬운 석·박사 학위로 '學歷(학력)세탁' 학위 장사로 돈버는 대학은 표절사실 알고도 눈감아줘

    입력 : 2013.03.20 03:01

    유명인 논문 표절사건 왜 잇따라 터지나

    한국은 왜 '표절의 나라'가 됐을까. 전문가들은 '그릇된 명예욕'을 근본적 이유로 꼽는다. 서울대 사회학과 정근식 교수는 "한국에서 석·박사 학위는 지위 상승의 욕구와 명성을 드높이려는 욕구를 충족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학력 세탁'의 수단으로 석·박사 학위가 애용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편승한 대학들이 학위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아 온갖 '특수 대학원' 과정을 마구 세우면서 벌어진 '참사'라는 분석이다. 한 대학 교수는 "사립대들이 설립하는 '특수 대학원'이나 '최고위 과정'들이 대학의 명성을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는 수단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증은 당연히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교수들은 자격 미달의 학생들이 써서 내는 논문이 표절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지만 학생이기 이전에 대학의 배를 불려주는 '고객'이기 때문에 학위 논문 표절을 묵인한다는 것이다.

    석사학위 논문 표절 사실이 드러난 김미경씨는 "야간대학원 분위기 잘 아시지 않느냐. 전혀 표절이니 뭐니 (따지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교수들도 논문 쓰는 것 자체를 기특하다고 생각한다. 논문 자체가 교수들이 신경 안 쓰는 논문"이라고 말했다.

    학부 때부터 표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풍조도 한몫한다는 지적이다. 웬만한 대학 보고서는 'XX캠퍼스' 'XXX월드' 등 보고서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정직한 글쓰기'보다는 '영리한 짜깁기'가 치열한 학점 경쟁 속에서 훨씬 유용한 생존 전략이라는 것이다.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25)씨는 "스스로 도서관에 가서 헤매면서 자료를 찾아가며 보고서를 쓰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며 "요점만 파악해 동일하거나 비슷한 주제의 보고서 몇 개만 받아 적당히 합쳐 내는 게 시간도 훨씬 절약되고 학점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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