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시 북한의 해안포를 정밀 타격하기 위해 580억원을 들여 도입하기로 한 이스라엘제(製) 스파이크 미사일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 군(軍)은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스파이크 미사일을 도입하기로 했다. 북한이 해안포로 공격해 오면 백령도나 연평도에서 정밀 유도미사일로 즉각 타격하기 위해서였다.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로는 해안포 진지를 정밀 타격할 수 없다. 공군 F-15K나 KF-16이 출격해 미사일로 해안포 기지를 파괴할 수 있지만, 이 전투기들은 서북 도서에서 멀리 떨어진 중부 기지에서 출동하기 때문에 바로 대응할 수 없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출격도 어렵다. 우리 군이 도입하려는 스파이크 미사일 NLOS는 사거리 25㎞로, 창문 크기 목표물을 명중시킬 수 있다고 한다.

군은 당초 스파이크 미사일이 이미 영국 등에 수출됐다는 이유에서 시험 평가를 거치지 않고 도입하려고 했다. 그러나, 막상 이스라엘에서 실물을 확인한 결과 전자광학·적외선 영상 장비(EO/IR) 성능이 군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한다. 군 소식통은 "연평도, 백령도 등에는 안개가 많이 끼는데, 기존 스파이크 미사일은 이런 상황에서 동굴 진지에 숨어 있는 해안포를 정밀 타격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군은 이스라엘에 이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따라 실전 배치 시기가 2011년 초에서 2012년 말로 늦춰졌다. 군 당국은 이스라엘에서 작년 10월과 11월, 올 1월 등 3차에 걸쳐 스파이크 미사일 10여기를 시험 발사했는데 대부분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실시한 4차 시험 발사에서만 3기가 모두 목표물에 명중했다. 군은 마지막 4차 결과만을 토대로 이르면 다음 달 스파이크 미사일을 백령도와 연평도 등에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군 소식통은 "이스라엘에서 시험 평가를 한 곳은 평평한 사막 지대로, 바다 건너 동굴 속 해안포를 파괴해야 하는 우리 작전 환경과 다르다"며 시험 발사를 따로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스파이크 미사일 총 60기와 발사 차량 2대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 차량에는 발사대가 4개 있지만, 미사일 1기가 목표물에 명중할 때까지 다른 미사일을 더 발사할 수 없다고 한다. 정밀 타격을 위해 영상을 보며 직접 미사일 유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해안포 수십 문을 동시에 사격할 경우 스파이크 미사일만으로는 신속한 원점(原點) 타격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