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경찰청장 교체에 이어 임기가 2년 남아있는 감사원장까지 교체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與圈)에서는 감사원장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과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의 임기는 보장해야 한다는 두 갈래 기류가 있다.

감사원장 교체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박 대통령의 국정 방향을 잘 아는 인사가 감사원을 이끌어야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도 최근 공공기관장 인선 등에서 현 정부와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해달라고 당부하지 않았느냐"라며 "감사원장도 교체하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반면, 한 여권 관계자는 "법치를 강조해왔던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상 임기 4년이 보장된 감사원장을 교체한다면 그에 대한 정치적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양건 원장을 교체할 경우 재임 중 총리로 임명된 이회창·김황식 전 감사원장을 제외하면 양 원장이 첫 임기를 마치지 못하는 첫 감사원장이 된다는 부담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아직 어느 한쪽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건 감사원장도 거취에 대해서는 주변에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