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치욕의 날… WBC 1라운드 첫 탈락

조선일보
입력 2013.03.06 03:02 | 수정 2013.03.06 04:32

대만에 3대2 이기고도 득실 뒤져… 방망이·작전 실종 총체적 실패

세계 정상을 꿈꿨던 한국 야구의 여정이 허무하게 1라운드에서 끝이 났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야구장에서 열린 제3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B조 최종일 대만과의 경기에서 8회 강정호의 역전 2점 홈런 등으로 3점을 뽑으며 3대2로 역전승했다. 한국은 대만·네덜란드와 2승1패 동률을 이뤘으나 TQB(Team Quality Balance·이닝당 득실차)에서 -0.235를 기록, 조 1위인 대만(+0.235)과 2위인 네덜란드(0)에 뒤져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앞선 두 번의 WBC에서 4강(1회 대회)과 준우승(2회 대회)을 달성했던 한국 야구는 세 번째 도전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중도탈락했다.

조급증으로 주도권 놓쳤다

한국은 0―2로 끌려가던 8회말 이승엽의 2루타와 패스트볼에 이어 이대호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다. 그리고 2사 후 강정호의 역전 2점 홈런이 좌측 외야석에 꽂혔다. 하지만 환호성은 잠시뿐이었다. 2일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대5로 발목이 잡힌 한국에 필요한 것은 6점 차 또는 5점 차(대만의 4자책점 이상) 대승이었다. 한국의 이번 대회 첫 홈런은 탈락을 결정짓는 '슬픈 홈런'이 됐다. 앞선 상황에서 9회말 공격 기회는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B조 대만과의 최종 3차전에서 3대2 승리를 거뒀지만 조3위가 되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은 경기 도중 곤혹스러워하는 류중일 대표팀 감독. /김경민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B조 대만과의 최종 3차전에서 3대2 승리를 거뒀지만 조3위가 되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은 경기 도중 곤혹스러워하는 류중일 대표팀 감독. /김경민 기자
큰 점수 차로 앞서야 한다는 중압감은 한국 선수들을 이날 경기 내내 괴롭혔다. 타자들은 방망이를 제대로 돌리지 못했고, 수비에선 엉성한 플레이가 이어졌다.

예고된 참사였다?

한국 야구는 대표팀 선발부터 난항을 거듭했다. 류현진(LA 다저스)·추신수(신시내티 레즈) 등 두 명의 메이저리거가 불참했고, 처음 뽑힌 투수 중 6명이 부상으로 교체됐다. 특히 봉중근(LG)과 류현진 등 국제 경험이 풍부한 투수들의 결장은 간접적인 패배로 연결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류중일 감독이 '역대 최강'이라고 자부했던 타자들은 부진을 거듭했다. 네덜란드를 상대로 4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네덜란드전에서 다섯 차례 주자를 득점 포지션에 놓고도 점수를 올리지 못했던 대표팀은 대만전에서도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3회 2사 1·2루에서 이승엽이 3루수 파울플라이, 4회 2사 만루에서 대타 김태균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초반에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를 놓쳤다. 타자들이 침묵하면서 한국 야구의 전매특허이던 세밀한 야구도 실종됐다. 대타 작전은 번번이 실패했고, 상대 내야를 휘젓는 '발 야구'도 실패만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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