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 미군 "재미로 BB탄 쏴"

입력 2013.03.06 03:02 | 수정 2013.03.06 09:21

2명 소변·모발 채취… 국과수에 약물반응 조사 의뢰

서울 이태원에서 난동을 부리고 경찰관을 차로 친 채 도주했던 주한미군들은 재미로 BB탄(ball bullet·서바이벌 게임 등에 쓰이는 5~6㎜ 크기의 플라스틱 총알)을 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폭주 미군' 3명을 모두 조사하고 이들 중 2명의 동의를 얻어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고 5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받은 주한미군들이 장난으로 평소에도 BB탄을 쐈다고 진술했다"며 "간이 약물조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왔지만, 간이 조사는 모든 약물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과수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치료 중인 D 상병은 3시간에 한 번씩 진통제를 맞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담당 의사에게 D 상병의 모발과 소변을 채취해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폭주 미군' 3명 중 2명은 지난 4일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BB탄을 쏘고 검문에 불응한 채 경찰을 치고 달아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범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이 달랐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 3일 0시쯤 “총소리가 들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가로막는 시민 3명을 밀어내고 도주하는 주한미군의 차량 모습.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경찰은 폭주 미군을 끝까지 쫓아갔던 임성묵(30) 순경의 총에 맞은 D 상병을 조사하기 위해 5일 오후 미8군 용산기지 내 121병원에 조사관과 통역 등 4명을 보냈다. D 상병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4일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경찰이 미군 영내에 들어가 수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D 상병은 나머지 2명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이 BB탄을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소한 3명 중 2명이 BB탄을 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하사를 운전자로 지목하는 등 D 상병의 진술 대부분이 범행을 함께 저질렀던 여군인 F 상병과 일치한다"며 "6일 오전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는 F 상병과 C 하사를 불러 대질심문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경찰과 시민들이 달려들어 무서워서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BB탄은 이태원 인근 문구점에서 구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미군들은 경찰을 친 것에 대해 겁이 나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BB탄으로 사람을 쏜 적은 없고 간판 같은 걸 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크리스 젠트리 미8군 부사령관은 폭주 미군을 쫓다 부상을 당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임 순경을 방문해 "앞으로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됩니다. 진심으로 사과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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