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구리 털이범 "맨홀 속으로"

입력 2013.03.06 03:02

땅속에 묻힌 통신케이블 1㎞ 3000만원어치 훔쳐… KT 직원·고물상·무역상도 가담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8시쯤 경기도 시흥시 무지내동의 한 도로에 '통신 공사 중' 표지판이 설치된 가운데 KT 작업복을 입은 남자 3명이 맨홀 뚜껑을 열고 들락거리고 있었다.

이들은 땅속에서 지름 10㎝, 길이 240m에 이르는 구리 재질 통신케이블을 끌어낸 뒤 절단해 트럭에 옮겨 싣고 사라졌다. 사람들은 KT가 통신 공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을 뿐 절도 범행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작년 7월부터 최근까지 인천·부천·시흥 지역에서 6회에 걸쳐 지하에 매설된 KT의 통신케이블 약 1㎞(약 7t, 3000만원 상당)을 훔쳐 구리를 팔아넘긴 혐의로 박모(41)씨를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입건된 사람 중에는 현직 KT 직원, 구리를 수집한 고물상, 중국에 수출하는 무역상도 포함돼 있다.

박씨 일당은 예비나 방치된 케이블만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 때문에 통신 불통 등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아 KT도 도난 사실을 몰랐다. 박씨는 20여년 동안 KT의 하도급을 받아 케이블 매설작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또 KT가 공사를 하는 것처럼 일과 시간에 범행을 하고 KT 작업복도 갖춰 입었다.

특히 KT 부천지사 직원 김모(39)씨도 이들의 범행에 가담했다. 김씨는 작년 7월 부천에서 박씨 일당이 범행을 할 당시 사용하지 않는 케이블 구간을 찍어서 알려줬다.

김씨는 박씨 일당이 훔친 케이블 296m를 처분한 대금 700여만원 가운데 절반을 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함께 입건된 고물상 김모(38)씨는 케이블의 피복을 벗겨 낸 뒤 구리만 빼내 보따리 무역상에게 1㎏에 4000~5000원에 팔아넘겼다. 무역상들은 이를 중국 상대 무역상에게 되판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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