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하고 쉽게 옮기고… 싱글족의 가구는 '블록'이다

    입력 : 2013.02.22 03:04

    [리빙디자인페어 '新 가족풍경']
    벽·가구 분리, 유동성 높인 공간… 공구없어도 쉽게 조립되는 책장
    반찬 담는 칸 작게 나눈 그릇… 정착 않는 현대인 위한 디자인

    식구가 몇 명인 가족이 우리나라에 가장 많을까? 답은 2명이다. 2010년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2인 가구는 420만5052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1인 가구가 414만2165가구로 그 뒤를 이었다. 2005년 가장 흔한 형태였던 4인 가구는 5년 만에 3위(389만8039가구)가 됐다. 표준적 가족 형태로 여겨졌던 4인 가족 대신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가족 구성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2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이런 가족상(像)의 변화를 반영하는 디자인 트렌드를 보여주는 전시다. 1994년 시작된 리빙디자인페어는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디자인 전시회 중 하나로, 이번에는 '신(新)가족 풍경'을 주제로 내세웠다. 1인 가족부터 대가족까지 다양한 가족 형태에 맞는 디자인 아이템을 선보인다.

    인⃝건축가 안경두가 싱글 남성을 위해 디자인한 공간 콘 셉트. 벽과 가구를 떨어뜨리고 벽을 메모판이나 칠판처럼 활용하게 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사무국 제공
    유명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맞게 구성한 공간을 선보이는 '디자이너스 초이스' 부문이 돋보인다. 건축가 안경두는 혼자 사는 싱글남(男)을 위한 집을 꾸몄다. 언제든 거처를 옮길 수 있는 남성을 '도시의 유목민'으로 규정하고, 실내를 소유의 대상인 고정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행위를 소화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가구를 벽에서 분리하자 고정된 구조체였던 벽이 칠판처럼 아이디어를 담는 그릇이 됐다. 바닥도 높낮이를 달리해 수납 공간 등으로 활용한다. 가구나 구조물을 결합하는 방식도 벨트로 동여매거나 고리에 거는 등 한시적이고 유동적인 삶에 맞도록 했다.

    공간기획자 김경수는 식당·거실 등 함께 사용하는 공간을 중심으로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집을 제안했다. "거실·주방의 앞뒤로 작은 마당을 두고 거실엔 벽난로도 설치했다. 저마다 단절된 방에 들어가기보다는 넓은 공간을 함께 쓰도록 한 디자인이다. 목재나 한지 같은 한옥 소재를 현대적 느낌으로 적용했다."

    고양이가 오르내릴 수 있도록 한 캣타워(사진 왼쪽), 블록처럼 조립해 선반·책장 등을 만들 수 있는 가구.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사무국 제공
    국내외 디자인 회사들이 참가하는 '리빙브랜드' 부문에도 달라지는 가족 구성을 염두에 둔 제품들이 눈에 띈다. 트릴로바이오마이캣은 실내 공간에 장식품처럼 조형미를 더하는 캣타워(높낮이가 다른 선반 등을 고양이가 오르내리며 놀도록 만든 기구)를 선보인다. 당당한 '가족 구성원'으로 대접받고 있는 동물에게도 제대로 된 공간과 가구가 필요하다는 배려가 담겨 있다. 코지텍의 가구는 블록처럼 자유로운 형태로 조립해 책장, 선반, 사물함 등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공구 없이도 조립이 가능해 혼자 사는 여성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여러 반찬을 조금씩 담을 수 있는 1인용 반찬그릇.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사무국 제공

    밥과 국은 각자 먹어도 반찬은 한 그릇에 담아 나눠 먹는 것이 한국 가족의 일상적인 식사 풍경이었다. 내찬기는 이 모습을 살짝 바꿔 한 사람 앞에 하나씩 놓는 반찬 그릇을 선보였다. 작게 나뉜 칸에 여러 가지 반찬을 조금씩 담는 디자인으로 혼자 사는 사람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식구가 여러 명인 경우에도 각자 어떤 반찬을 얼마나 먹는지 확인할 수 있어 영양관리나 체중 조절에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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