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청소년, '왕따' 피하려다 가해자로"

  • 뉴시스
입력 2013.02.15 17:23

"보호관찰 처분 학생들, 처벌치고 '너무 가볍다' 생각"
정기명씨 박사 논문서 "가정·학교서 믿음 줘야" 지적


                왕따 학교폭력
왕따 학교폭력
이른바 '왕따'를 당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괴롭힘을 받지 않기 위해 비행청소년들과 어울리다 가해자로 돌아서게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기명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는 15일 이미 보호관찰을 받은 청소년 14명을 심층면접한 자신의 학위논문 '보호관찰을 받은 청소년들의 경험연구'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박사는 "가족 간 소통부재로 인한 청소년의 심리적 지지체계 상실은 학교생활에서 소외당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며 "이렇게 소외당한 청소년들은, 이미 심리적 지지체계의 상실을 경험한 비행청소년들의 비행대상으로 선택돼 괴롭힘을 당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사 대상 청소년 중 7명은 비행을 저지른 원인(복수응답)을 '친구들과 함께 있다 보니 분위기에 이끌려'라고 답했다. 절반인 50%가 비행집단과 어울리다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는 것이다. 이어 '친구들이 자기를 왕따 시킬 것이 두려워서(1명)', '친구의 강압에 못 이겨서(1명)', '친구를 사귀기 위해 어쩔 수 없이(1명)' 등으로 응답했다.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청소년들이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라는 설명이다.

정 박사는 "이들에게 친구는 유일한 심리적 지지그룹이자 그들의 비행이 이뤄지는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청소년들은 보호관찰을 단순한 '처벌'로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호관찰이 처벌치고는 '너무 가볍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범죄통제와 더불어 선도와 교육을 통해 반사회적 청소년을 재사회화시키겠다는 보호관찰 입법취지와 상반된 것이라는 평가다.

정 박사는 "조사 대상 청소년들 대부분은 가중처벌이나 제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외형적으로 순응하는 모습이었다"며 "늘 반복되는 식상한 질문과 답변, 형식적이고 강압적인 보호관찰관의 태도, 의무적인 보호관찰소 출석 부담 등이 (순응하는 태도를 갖게) 작용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가정과 학교가 이들에게 안정된 심리·정서적 지지체계 역할을 하지 못하면 보호관찰로 '재범방지와 재사회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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