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사임발표 후 첫 등장 "교회 위한 선택"

조선일보
  • 노석조 기자
    입력 2013.02.14 03:20

    수천명 신도 "교황님 감사합니다" 기립 박수·눈물
    10년전부터 심장박동기 달아 "심부전증·뇌졸중 앓은 듯"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3일 오전 사임 발표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내고 자신의 사임 결정은 교회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에서 열린 주례 일반 알현에 나와 신자 수천명 앞에서 "사랑과 기도에 감사드린다. (사임 결정은) 교회의 선(善)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교황이 피로해 보였으나 평화로운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교황은 "여러분 모두가 알고 있듯이 2005년 4월 19일 주께서 내게 주신 사명을 이제 그만두기로 결심했다"면서 "이번 선택은 교회를 위해 나의 온전한 의지로 결정한 것이다. 나를 위해, 교회를 위해, 미래의 교황을 위해 계속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3일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일반 알현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교황은 고령에 따른 건강 문제를 들어 이달 말 사임하겠다고 지난 11일 발표한 뒤 이날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신도들에게 “교회를 위해 온전한 자유 의지로 사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AP 뉴시스
    이날 바티칸에는 '그라치에 산티타(교황님 감사합니다)'라는 글씨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고, 교황이 모습을 나타내자 수천명 신도가 기립해 박수를 보내고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교황청은 이날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후임 교황 결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교황은 오는 28일 퇴임 후 바티칸 북쪽에 있는 수도원에서 기도하는 삶을 보낼 계획이라고 교황청은 밝혔다. 의학 전문가들은 고령을 이유로 598년 만에 처음 자진 사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결정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교황의 건강 상태를 추정한 결과 교황이 심부전증과 뇌졸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바티칸 대변인은 앞서 12일 기자회견에서 "교황은 10년 동안 달아 온 심장박동기 장치의 배터리 교체 수술을 3개월 전 받았다"면서 "그러나 이는 정상적인 절차였으며 이 일이 교황의 사임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교황이 심장박동 조절 장치를 달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번 대변인 발표로 알려졌다. 미국심장협회 회장 마리엘 제섭 박사는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심장박동이 느려지는 등 교황의 심장 기능이 약화했을 수 있다. 그 나이대 사람에게 자주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바티칸 신문은 교황의 사임 결정은 지난해 3월 멕시코·쿠바를 방문하는 힘든 일정을 마친 이후 업무 수행에 대한 부담감을 절실히 느꼈고 여러 달 동안 숙고한 끝에 사임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바티칸 고위 관계자는 "교황은 오래전부터 사임을 생각해 왔으나 사임 결정을 소수 측근에게 알린 것은 최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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