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한 병원서 학대·방치로 환자 최고 1200명 사망…사망률 높았던 5개 병원으로 조사 확대

  • 뉴시스
    입력 2013.02.07 22:00

    영국의 자랑 NHS 명예 실추…영국 국민들 충격

    영국 중부의 스태포드 병원에서 환자 수 백 명이 불결한 환경 속에서 음식과 물조차 제공되지 않는 등 학대받고 방치돼 있다 죽지 않을 수 있었는데도 쓸데 없이 사망,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에 대한 전면적인 변화가 시급하다고 6일 발표된 한 보고서가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스태포드 병원의 '소름끼치는' 불결한 환경 속에서 최소 400명에서 최고 1200명에 이르는 환자들이 죽지 않을 수 있었는데도 생명을 잃었다. 이는 1948년 설립돼 65년의 역사를 가진 NHS의 최대 추문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일부 환자들은 너무 목이 마른 나머지 더러운 꽃병 속 물을 마시기까지 했다"고 개탄했다. 캐머런 총리는 스태포드 병원에서 발생한 일은 수치스러운 관리 잘못이라며 희생된 모든 이들의 가족에게 정부와 국가를 대신해 사죄한다고 덧붙였다. 3000쪽에 이르는 보고서를 작성한 변호사 로버트 프랜시스는 "이는 수 백 명의 사람들이 불필요하게 고통을 당한 끔찍한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은 많은 경고 신호들이 나왔음에도 이를 무시한 조직적 실패이며 병원이 환자의 안전보다도 병원 비용 감축을 우선시하는 이기주의를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NHS는 환자들에게 국가가 무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영국이 지난해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소개했을 만큼 영국이 자랑스러워해온 제도지만 이번 사건으로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 영국 국민들 역시 이 사건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프랜시스는 스스로 몸을 움직이기 힘든 노인과 취약한 환자들은 씻겨지지도 않았고 음식을 제공받지도 못했다. 이는 인간의 위엄과 존경이 박탈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부 환자들은 배설물로 얼룩진 침대에 그대로 방치됐으며 도움을 받지 않고는 식사를 할 수 없는 환자에게는 아예 식사가 제공되지도 않았다며 환자들에 대한 약 처방전을 발급됐지만 실제로 약이 주어지지 않는 일도 흔했다고 덧붙였다.

    프랜시스는 이어 비밀주의와 자기 방어 분위기 속에서 내부 고발자들은 침묵을 강요받았으며 주위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병원 관리자는 환자들에 제공되는 치료의 질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NHS 지정병원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장부 상의 수지타산 맞추기에만 급급햇다고 꼬집었다.

    그는 NHS가 수십 년 간 단 한 차례 조직 개편이 이뤄졌을 뿐이라면서도 NHS에 현재 필요한 것은 조직의 변화가 아니라 문화의 변화라고 지적했다.

    프랜시스는 무엇보다도 모든 의료 서비스의 중심에 환자가 있어야 한다는 가치가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사나 간호사, 모든 의료 종사자들이 환자에게 실수로든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 이를 범죄로 다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부 고발을 가로막는 관행들도 사라져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캐머런 총리는 이러한 잘못이 비단 스태포드 병원 한 군데에서만 이뤄졌다고 말할 수 없다며 다른 병원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병원들에 대한 조사를 이끌 책임자를 임명하는 한편 올 가을까지 이를 담당할 새로운 부서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의 조사 확대 방침에 따라 지난 2년 간 환자 사망률이 높았던 병원 5곳에 대한 조사가 우선 실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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