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논란이 됐던 2007년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의 대화록에 대해서 "안 밝혀지는 게 낫다"고 했다.
―대통령 취임 후,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과 나눈 대화록을 보고 분노했다는 말이 있었다. 어떤 내용이었나.
"격분하거나 화를 낸 것은 아니다. 다만 국격(國格)이 떨어지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안 밝혀졌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사실 그 내용은 국격이라고 하기에도 좀…. (대화록에는) 한·미 관계 얘기도 있고 남북 관계 얘기도 있다. 이제 검찰(수사 과정)에서 일부는 나왔으니까 NLL 문제는 밝혀지겠지. 취임하고 보니 '안 밝혀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보기엔 밝혀지면 국민에게도 안 좋을 것 같다."
[노무현 前 대통령 죽음]
"갑작스러운 死去 소식 듣고 믿기지 않아
어디 중병 걸렸나 생각해 두차례나 확인"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전임인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그의 갑작스러운 사거(死去) 등에 대해서도 소회를 털어놨다.
―노 전 대통령 사거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무슨 생각이 들었나.
"난 믿기지 않았다. 혹시 뭐 아파서 어디 중병에 걸렸나 생각해서 확인을 두 차례나 했다. '어떻게 돌아가셨나?' 하니까 '떨어졌다'고 하더라. 믿지 못하겠더라."
―지금 생각할 때 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후회되는 점은 없나. 어느 시점에서 더 이상 안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나.
"노 전 대통령을 서울로 불러서 조사한다고 해서 내가 민정수석에게 '방문 조사를 하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내가 검찰에 명령할 수는 없지 않는가. 그때는 전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있을 때였다. 내가 수사를 중지하라고 하면 자칫 대통령이 초법적으로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못 했다. 민정수석에게 (봉하마을로) 방문 조사를 하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권유를 했었다. 전날까지 (그런 권유를) 했는데 나중에 보니 노 전 대통령 본인이 서울로 오겠다고 했다. 그래서 교통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 기차를 쓰라고 했더니 (노 전 대통령이) 버스를 타겠다고 해서 청와대 버스를 보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