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라운드 정도로 생각했는데 2라운드 지명이라 정말 기뻤어요. 부모님이 두산팬이시라 어렸을 때부터 두산 경기를 자주 봤었거든요”.

지금은 잔류군에서 훈련 중이지만 미래가치가 확실히 높은 선수다. 팀에서도 전지훈련 출발 전 그의 타격 능력을 높이 사 합류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던 바 있다. ‘대전고 김동주’로 불리며 모교의 중심타자로 활약, 2학년 시절부터 청소년 대표팀에도 승선했던 신인 우타자 이우성(19, 두산 베어스)은 더 높은 고지를 향해 싸늘한 날씨 속 도움닫기를 준비 중이다.

에이스 조상우(넥센)와 함께 대전고의 주축 선수로 맹활약한 이우성은 지난해 8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1학년 시절부터 팀의 주전으로 출장하며 두각을 나타낸 이우성은 2학년 시절부터 청소년 대표팀에 뽑히며 타격 능력을 인정받았다. 아마추어 야구팬들은 이우성의 타격 모습을 보며 “마치 김동주 같다”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비록 수비력에서 보완점을 드러내며 전지훈련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우성이지만 교육리그와 마무리훈련을 지켜본 팀 내 관계자, 코칭스태프는 이우성의 타격에 대해 단순히 ‘잘 친다’가 아니라 ‘살벌하게 친다’라고 평했다. 기본적으로 호쾌한 스윙에 실투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 김동주의 전성 시절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포수 자리가 구멍 나자 마스크도 썼고 도루도 심심치 않게 성공시키며 야구 센스를 뽐냈다.

김일상 육성팀장은 “당장은 아니지만 2~3년 후 1군에서 큰 힘이 될 만한 타자다. 마인드도 긍정적이라 성공 가능성이 높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도 이천 베어스필드에서 만난 이우성은 전상렬 코치가 때려내는 펑고를 연신 받아내며 수비력 보완에 열중했다. 전지훈련 제외 후 잔류군 편성에 아쉬워하기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며 뛰어오르겠다는 의지가 전해졌다.

“사실 지명 전에는 5라운드 정도로 예상했었어요. 그런데 제 생각보다 지명 순위가 높아서 정말 기뻤습니다. 사실 부모님께서 두산 팬이셔서 어렸을 때부터 자주 두산 경기를 봤거든요. 평일 6시 30분이 되면 TV 중계도 꼬박꼬박 챙겨봤습니다. 그래서 더욱 기뻤어요. 아버지께서 ‘축하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니 열심히 잘 해보자’라고 격려해주셨어요”.

아직 고교 정식 졸업장을 받지 않은 선수에게 당장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 일본 미야자키로 전지훈련을 떠난 두산 선수단에서 신인은 1라운드 외야수 김인태가 유일하지만 이우성도 전지훈련 명단 포함 가능성을 지녔던 유망주다. 그러나 아직 수비력을 세세히 보완해야 한다는 점에서 잔류군으로 편성되었다. 냉정히 보면 아직 즉시 전력감은 아니지만 훗날 세대교체 선순환을 위해서는 이우성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두산은 드래프트에서 김인태와 이우성을 장차 팀의 좌우 중심타자 재목감으로 점찍었다.

“주위에서 타격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려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수비는 코칭스태프께서 열과 성을 다해 가르쳐주시는 만큼 기대치에 맞게 끌어올리고 싶어요. 전지훈련 제외요? 아쉽지 않아요. 오히려 국내에서 훈련하고 있다는 것을 더 열심히 하는 계기로 삼으면서 내년 전지훈련에서 제 실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요”.

이우성을 가리키던 수식어 중 하나는 바로 ‘대전고 김동주’다. 김동주는 베어스 구단 역사 상 가장 오랫동안 위력적인 파괴력을 보여준 4번 타자이자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아직 1군 주전 선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한 이우성이지만 타격하는 품새나 힘은 김동주 못지않은 선수로 성장할 만한 가능성을 지녔다는 평이다.

“영광이지요. 한편으로는 부담도 되고. 김동주 선배님은 제 우상이거든요. 고교 시절 ‘대전의 김동주’라는 별명이 붙으면서 정말 열심히 해서 나중에 꼭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군에서 꾸준히 출장 기회를 얻고 9월 확대 엔트리 시기에 1군 무대를 밟고 싶다는 것이 이우성의 데뷔 첫 해 목표다. 자신의 장점을 자평해달라는 말에 “아직 스스로 장점을 꼽기는 많이 부족하다. 앞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라며 겸손하게 답한 이우성은 미래의 중심타자로 우뚝 서기 위해 찬바람에 맞서며 다시 훈련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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