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키나와, 이상학 기자] 한화 김응룡 감독은 존재감이 무시무시하다.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포스'를 내뿜는다. 그런 김 감독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가는 겁없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4년차 장신 우완 투수 이태양(23)이 그 주인공이다.
김 감독은 이태양에 대해 "이름이 좋아, 태양이잖아"라며 웃었다. 올해로 만 72세가 된 김 감독과 이태양은 무려 51세 차이가 난다. 할아버지와 손자뻘되는 차이지만 김 감독은 넉살 좋은 성격의 이태양과 자주 말한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마찬가지다.
평소 "난 야구 잘하는 녀석만 좋아해"라는 김 감독이 이태양과 친하게 지낸다는 건 그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감독은 올해 당장 1군에서 활약 가능한 신인급 투수로 5~6명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태양이다. 김 감독은 "이태양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순천 효천고 출신으로 지난 2010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36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이태양은 지난해 1경기 나온 게 1군 성적의 전부다. 지난해 7월18일 대전 삼성전에서 2이닝 5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2군 퓨처스리그에서는 27경기 6승8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5.25.
190cm 장신에서 꽂는 직구가 강점으로 점점 힘이 붙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는 입단 후 처음으로 해외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태양은 "캠프에 온 뒤 힘이 붙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아직 컨트롤이나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힘을 살리는 피칭을 하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류현진·박찬호·양훈 등 주축 투수들이 모두 빠져나간 만큼 자신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그는 "올해는 1군에서 자주 등판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 타자에게 맞든 안 맞든 1군에서 제대로 한 번 부딪쳐보고 싶은 마음이다.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승부로 승부하겠다"며 젊은 피의 패기를 드러내 보였다.
등번호 55번을 달고 있는 이태양의 롤모델은 정민철 2군 투수코치. 그는 "정민철 코치님처럼 항상 마운드에서 자신감에 찬 강한 투수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응룡 감독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다가서는 '강심장' 이태양이 1군 마운드에서도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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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