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버스·전철이 끊기는 심야(深夜)에 운행하는 이른바 '심야버스'를 빠르면 오는 5월부터 시범운영한다.

심야 시간대에 일을 마치는 서민들이 자율적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다닌다는 본지 보도〈24일자 A11면〉와 관련, 서울시는 "시내버스가 뜸해지는 자정부터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운행을 시작하는 오전 5시까지 30분 간격의 심야버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시는 5월부터 2개 노선을 일단 운영해보고 7월쯤 8개 노선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심야버스 운행을 추진하는 것은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이 없는 시간대에도 생계상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시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사실상 24시간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에서 시민들 교통 편의를 위해 심야버스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시교통본부는 심야버스 운영 계획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보고하고 노선 확정 작업에 들어갔다.

시범 운영 구간은 현재 △강서~홍대~신촌~종로~청량리~망우로~중랑 △진관~독립문~종로~한남대교~강남~송파 2개가 유력하다. 나머지 6개는 심야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은 동대문·남대문·종로·강남·홍대·사당·잠실·신촌·영등포 등 지역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짜일 전망이다. 이외에도 교통본부는 현재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운영하는 '심야 셔틀버스' 노선 120여개를 분석한 뒤 승객이 많은 구간을 골라 추가로 심야버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심야버스는 일단 노선별로 4~5대를 배차하며 요금은 일반 시내버스와 같은 1050원으로 책정한다. 정류장에 운행시간표도 붙이고 노선번호는 심야(Late Night)를 뜻하는 N61, N74 등으로 표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10~31일 심야 택시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시내버스 운행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한 바 있다. 당시 택시 승차거부 신고가 많이 접수되는 홍대입구와 강남역, 종로 일대 등 시내 10개 지역을 지나는 시내버스 98개 노선 막차 270대를 연장 운행했다. 하루 약 2500명이 이 심야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성국 서울시 버스정책과 노선팀장은 "지난 연말 심야버스를 임시 운행했을 때 시민 호응이 높았다"면서 "대중교통 서비스 사각(死角)지대인 심야 시간대에 시민을 위한 저렴하고 안전한 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