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소장 후보자 청문회] 이동흡 '月400만원 특정업무경비' 최대 쟁점으로

    입력 : 2013.01.22 03:00

    野 "개인통장에 넣어 보험료·경조사비로 사적 유용"
    李 "자신 있어 청문회에 통장 제출… 횡령 땐 사퇴"
    헌재, 국회의 내역 제출 요구에 "독립성 훼손" 거부
    해외출장 5차례 부인 동반·관용차로 딸 출근엔 "사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오종찬 기자

    21일 열린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헌재 재판관 시절 사용한 특정업무경비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헌재 재판관 시절 매달 특정업무경비 400여만원을 받아 사적으로 유용하지 않았느냐"고 했고 이 후보자는 "횡령이 사실이라면 사퇴하겠다"고 했다.

    ◇야당 "횡령 의혹"…이 후보자 "횡령이면 사퇴"

    이날 청문회에서 최재천·박범계·박홍근 등 야당 위원들은 이 후보자가 매달 수표로 받은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통장에 넣어 사적으로 썼다고 했다. 특정업무경비는 각 기관의 수사·감사 등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에게 업무에 쓰라고 따로 주는 돈이지만 지출 증빙을 해야 한다. 박범계 의원은 이 후보자가 헌재 재판관 6년 동안 매월 평균 400만원씩 모두 2억5000여만원을 받아 개인 통장에 넣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생명보험, 개인 카드, 경조사비, 딸에게 가는 해외 송금, 개인 비용 등이 여기서 나갔다고 했다. 또 "그런데도 2억7000만원에 이르는 예금이 꼬박꼬박 쌓였다"고 했다. 최재천 의원은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통장에 넣어 보험료를 내는 것은 횡령"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용도대로 썼다면 증빙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 후보자는 오전엔 "헌재 사무처로부터 증빙서류를 남기라는 말을 못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내역과 관련된 소명자료를) 내가 알기에는 (헌재에)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그럼 이 후보가 헌재에 제출한 자료가 공개가 안 되고 있는 것이냐"고 하자 "네"라고 했다.

    하지만 청문위원들은 이날 헌재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했다. 김성태 의원은 "특정업무경비가 재판 활동 수행을 위해 지급되는 돈인 만큼 '계류 중인 심판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심판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큰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답변이 왔다"고 했다. 제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청문특위는 22일 헌재의 경리 담당자를 부르기로 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이 주장한 내용의 근거는 이 후보자가 제출한 통장 내역 2개였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자신이 있기 때문에 통장을 다 제출했다. 역사상 청문회에서 통장을 다 낸 사람은 처음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박범계 의원이 공개한 통장 입출금 샘플에는 특정업무경비로 추정되는 돈이 2010년의 경우 매월 300만~500만원씩 입금됐고, 카드 대금과 보험료 출금 등이 기록돼 있었다.

    이밖에 셋째 딸의 미국 유학 당시 유학 비용으로 6만여 달러를 이체 송금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현금으로 직접 보냈다"고 했다.

    ◇"이 후보자, 공사 구분 못해"

    이 후보자는 2006년 헌재 재판관으로 재직한 이후 6년간 해외 출장을 9차례 다녀왔고 이 가운데 5차례 아내와 동행한 점을 인정했다. 또 미국을 방문했다가 유학 중인 딸과 함께 멕시코 여행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그 부분은 연가를 냈어야 하는데…. 사과 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관용차에 외교통상부에 근무하는 딸을 태우고 출근했다는 의혹에 대해 "상당 기간 그렇게 했다.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 아닌가 반성한다"고 했다.

    ☞특정업무경비

    각 기관의 수사·감사·예산 등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에게 따로 주는 돈이다. 지난해 집행한 특정업무경비는 모두 6473억원이다. 약 4400억원이 경찰청에 배정됐으며, 국세청에 502억원, 법무부에 371억원이었다. 헌법재판소에도 10억6000만원 정도 지급됐다. 영수증을 첨부하거나, 용처를 기록한 뒤 상급자의 감독을 받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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