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4대강 감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감사원은 2010~2011년에 걸친 1차 감사에서 '공사비 5119억원 정도가 낭비될 우려가 있다'는 결론만 냈다. 사업 타당성이나 보의 안전성 문제, 수질 악화 문제 등에 대해서는 '별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감사원이 17일 발표한 2차 감사 결과는 1차 감사 결과와 완전히 달랐다. 설계 부실에 따른 보의 내구성 부족, 보강 공사 부실, 수질 악화 등 총체적 부실이라고 결론지었다. 심지어 4대강 사업의 기본 목적인 '홍수 관리' '가뭄 대처' 등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감사원 관계자들은 1차 감사 결과에 대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세밀하게 보기 어려웠다"고 말해왔다. 17일 2차 감사 결과 발표 자료에서도 1차 감사의 성격에 대해 '예방적 감사를 실시'한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임기 종료를 한 달여 남긴 시점에 이런 정반대 감사 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권력의 힘이 떨어지는 시기에 태도를 바꾼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이 겉으로 드러나는 상황에서, 감사원은 뭘 했느냐는 비판을 벗어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 안에서조차 "그동안 뭘 하다가…" 하는 탄식이 나오는 상황이다. 감사를 작년 9월 11일 끝내놓고도 발표까지 넉 달이나 걸린 배경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1차 감사는 정권 눈치 보기 감사였고 2차 발표는 파장 축소를 위한 늑장 발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