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2세들 "韓·獨서 어정쩡한 존재"… 한인단체 만들어 활동

입력 2013.01.09 03:01

이유재 튀빙겐大 교수가 주도 - 세미나·전시회 열어 자아찾기

이유재 튀빙겐대 교수는 “독일 사회에 한인 커뮤니티 존재를 알리고 한인들의 요구 사항이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튀빙겐=양모듬 특파원
파독 광부·간호사 출신 중 독일에서 계속 살게 된 이들은 몸은 낯선 땅에 머물고 있어도 마음만은 늘 고국을 향해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자녀는 얼굴 모양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살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 지난 2007년 파독 광부·간호사 2세들을 중심으로 한인 단체 '코리엔테이션'을 만든 것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독일 사회에 뿌리내리는 힘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노력 때문이다.

'코리엔테이션'의 설립은 이유재(42) 튀빙겐 대학교수가 주도했다. 그 자신도 파독 광부 2세 출신이다. 이 교수의 아버지는 광부 파독 마지막 해인 1977년 독일에 왔다. 이 교수가 여섯 살 때였다. 이 교수의 아버지는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이 되자 함께 살자며 독일로 불러들였다. "처음에는 빨리 어른이 되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만 했어요." 그러나 1995년 교환학생 기회를 얻어 다시 찾은 한국은 낯설었다. 한국의 친척과 친구들에게도 자신이 낯선 존재가 된 것을 깨달았다. "저는 당연히 제가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저를 '독일 교포'로 여기더군요. 한국인도 독일인도 아닌 어정쩡한 존재가 돼버린 거예요."

이 교수는 "그때 독일에서 제대로 닻을 내려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했다. 1997년 자신과 같은 처지의 한인 2세들과 함께 만든 친목 모임 '한가람'은 '코리엔테이션'의 모태가 됐다. 회원들은 교수·변호사·영화감독·기자·의사 등 다양한 전문직 종사자로 구성돼 있다.

'코리엔테이션'은 소수 이민사회인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정부 및 지자체에 정책 제언을 하고 있다.

학술 워크숍, 아시아영화제, 전시회 등을 열어 독일 사회에 한국을 알리는 역할도 맡고 있다. 독일 총리가 2년마다 주재하는 통합청 회의에서는 한인사회를 대표해 사회 통합에 필요한 제도 등도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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