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인수위원인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교수의 부친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인 장우주 한미경영원 이사장이다. 경제2분과 인수위원인 서승환 연세대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이 일으켰던 5·16에 관여된 고(故) 서종철 전 국방장관의 아들이다. 박근혜 당선인과 2대(代)에 걸쳐 인연을 맺는 셈이다.
장 위원의 부친 장우주 이사장은 육사 3기 출신이다. 백골사단 사단장과 국방부 차관보,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 등을 지내고, 현대건설 사장으로 일한 군인이자 기업인이다. 장 이사장은 박 전 대통령보다는 열 살 아래이지만 육사 기수로는 2기생인 박 전 대통령의 1기 후배다. 1961년 2월 장성 진급자 명단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이 소장으로 진급할 때 준장으로 별을 달았다. 장 이사장은 육군 3사단 재직 당시 사단의 별칭을 공식적으로 '백골부대'로 정한 인물이기도 하다. 군 재직 시 무공을 인정받아 2004년에 '자랑스러운 육사(陸士)인'으로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선정되기도 했다.
장 이사장은 박 전 대통령이 1965년 미국을 방문할 때 국방부 관리차관보 자격으로 수행단에 포함되는 등 박 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1971년엔 전역한 장 이사장을 남북적십자회담사무국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회담 준비였고 그는 이를 성사시켰다. 지난해 공개된 미국 측 외교 전문에 따르면 "박성철 (북한) 부수상이 1972년 5월 29일 서울을 비밀리에 방문해 박정희 대통령을 만났다는 사실을 장우주 사무총장으로부터 귀띔받았다"는 구절이 나오기도 한다.
장 이사장의 아들인 장 위원은 원자력 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작년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명예회장 초청으로 미국에 가서 게이츠 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또 장 위원은 카이스트 부총장 재직 당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를 카이스트 석좌교수로 영입한 것이 자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리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나 IT 산업에 대해 "자동차도 인터넷도 결국 '전기 게임'"이라며 "한국의 IT 경쟁력은 바로 저렴한 전기료에 있다는 것이 빌 게이츠의 판단이었다"고 인터넷 신문 뉴데일리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또 박 당선인이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꼽는 '빅 데이터(Big data)'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2대에 걸쳐 박 당선인과 맺은 인연, 그의 전문성 등으로 볼 때 박 당선인이 정부 개편의 핵심으로 꼽는 '미래창조과학부' 구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서승환 인수위원의 부친 서종철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보다 나이는 4년 아래지만 육사 기수로는 1기 선배다. 박 전 대통령이 5·16 당일 지휘소로 썼던 6관구 사령부의 사령관이었다. 서 전 장관이 당시에 적극적으로 반대했다면 5·16은 실패할 수도 있었다. 박정희 정권이 선 뒤 육군참모총장과 대통령 안보 담당 특별보좌관, 국방부 장관을 지내는 등 박 전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서 전 장관은 영남 출신 장교들의 대부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전두환, 노태우, 정호용 등이 주축이었던 사조직 '하나회'를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서종철 육군참모총장 당시 부관을 지낸 인연이 있다. 1981년 프로야구 창립과 함께 초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지냈다. 서승환 위원은 서 전 장관의 4남이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딴 뒤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박 당선인 측은 선대(先代)의 이런 인연을 알고 이들을 기용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