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결혼식 취지에는 공감해도, 막상 실천하려면 참 어려워요. 작은 결혼식 할 수 있는 공공 기관이 어디인지 수소문해서 일일이 전화 돌리는 일부터 보통 일이 아니에요."
작은 결혼식 올린 신혼부부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올봄부터는 달라진다. 여성가족부는 오는 3월 결혼 철이 시작되기 앞서 '작은 결혼식' 포털 사이트(www.weddinginc.org)를 열기로 했다. 일반인이 작은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개방된 공공 기관 중 시설과 서비스가 우수하고 이용 요금도 저렴한 곳 10곳을 뽑아 이 포털 사이트에 띄우고, 식장 위치, 시설 정보, 예약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작은 결혼식' 장소로 선정된 공공 기관 10곳은 청와대사랑채·서울시청·고용노동부남부지청·국립중앙도서관·중앙공무원교육원·경인여자대학교·청남대·울산중구청·부산진구청·4대강문화관 등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예식 공간을 개방한 공공 기관 175곳 중에서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곳을 골라 시험적으로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공공 기관이 예식 공간을 개방하도록 유도하고, 시설과 서비스가 우수하다고 검증된 곳은 속속 포털 사이트에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작은 결혼식' 포털 운영을 맡은 신산철 생활개혁실천협의회 사무총장은 "일반인들이 더 손쉽게 작은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신혼부부들이 자주 하는 또 다른 얘기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좋은 일인데 큰소리 내기 싫어 그냥 넘어갔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결혼 시장에는 신혼부부와 혼주를 상대로 횡포를 부리는 업체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제 끼워 팔기'다. "우리 예식장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우리가 권하는 꽃집에서 꽃장식을 하라"고 강권하거나 "예식장을 빌리려면 반드시 폐백실도 함께 빌려야 한다"고 요구하는 행위가 여기 속한다. 현행법상 명백히 불법이지만, 그동안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가족부는 '작은 결혼식' 포털 사이트 안에 '억울해요' 게시판(가칭)을 만든 뒤, 소비자들이 띄운 사연 중 실제로 법에 어긋날 가능성이 높은 사례를 골라 단속 권한과 책임이 있는 관청에 정기적으로 전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