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제 인생에 이런 떨림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9월 '토지' 북콘서트에 참석한 중년 독자)

"고전 읽기 운동의 큰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민음사 박맹호 회장)

2012년 조선일보 기획으로 1년 가까이 연재한 '101 파워클래식'을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마지막으로 마무리한다.

문화·예술·학계·종교계 등 명사 101명이 추천한 우리 시대의 고전(古典)을 함께 읽자는 취지로 시작한 '101 파워클래식'은 지난 3월 19일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으로 문을 열어, 총 38편을 매주 읽었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서울대 송호근 교수, 소설가 성석제, 영화감독 김대우 등 문화예술계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해당 작품에 대한 내밀한 인연과 감동받았던 이유를 글로 털어놨다. 또 북카페와 서점에서의 '북콘서트', 독자가 참여하는 '140자 트윗 독후감' 등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입체적 책읽기를 시도했다.

◇고전이 베스트셀러로

독자와 출판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방자치단체와 각 지역 도서관 등에서 '101 파워클래식'의 추천도서 리스트를 참고하고 싶다는 요청이 이어졌고, 독자들도 "조선일보 추천도서 목록을 보고 책을 산다" "다시 읽는 고전에서 인생의 참맛을 느낀다" 등 응원을 보내왔다. 매주 월요일 지면에 소개된 고전은 신간이 아님에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대표적 사례가 '그리스인 조르바'(열린책들) 열풍.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던지는 '자유'라는 화두에 대한 공감이었다. 홍지웅 열린책들 대표는 "지난해 2만5000부가량 판매된 '그리스인 조르바'가 조선일보 지면에 소개된 이후 올 한 해만 8만부가 넘게 팔렸다"면서 "자기 계발서와 치유 중심 독서풍토에 '101 파워클래식'이 새 바람을 일으켰다"고 했다.

◇모의법정·연극… 북콘서트의 진화

신문 지면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에서 독자들과 함께 만나자는 취지로 진행한 '파워클래식 북콘서트'도 시리즈 내내 큰 호응을 얻었다.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 '논어' '총·균·쇠'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 격주로 총 20회에 걸쳐 열린 북콘서트는 1000여명이 초대받아 책 읽기 경험을 나눴다.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실제 연극을 선보인 '노인과 바다', 정신과 의사 이나미·소설가 최수철·철학교사 안광복 등이 모의 법정 형식으로 마련한 '이방인' 등은 '단조롭다'는 북콘서트에 대한 선입견을 깼다. 1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관객들이 참여함으로써 2030세대 위주였던 기존 북콘서트와도 차별화됐다는 평가다. 한국출판인회의 고영은 회장은 "책읽기와 북콘서트의 정형화된 틀을 깬 귀한 행사들"이라면서 "책의 확장성을 잘 보여준 신선한 기획이었다"고 했다.

1주일 전에 다음 읽을 책을 미리 소개하는 예고 시스템은 독자들을 적극적인 책 읽기로 이끌었다. '140자 트윗 독후감' 등의 참여 코너에서 독자들은 트윗이나 페이스북에 자신이 읽은 소감을 앞다퉈 올렸고, 교보문고와 온라인 교육기업 휴넷(hunet.co.kr)은 풍성한 선물로 독자들의 책읽기를 지원했다. 1년 동안 '101 파워클래식'과 함께 책을 읽은 독자, 고백성사와도 같은 글을 보내주신 38명의 필자, 그리고 풍성한 방식으로 북콘서트를 꾸며주신 해당 출판사와 출연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