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타자가 한둘이 아니다. 그들은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까.
LA 다저스 류현진(25)은 데뷔 후 7년간 프로야구를 지배한 최고의 투수였다. 그러나 승부에 절대란 없었다. 그에게 강한 타자들도 분명 존재했다. 류현진이 공식 천적으로 인정한 SK 최정 외에도 적지 않은 타자들이 류현진 상대로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최정은 류현진에게 58타수 21안타 타율 3할6푼2리 4홈런으로 강했다.
이외에도 김동주(두산)가 32타수 16안타 타율 5할 3홈런, 나지완(KIA)이 38타수 16안타 타율 4할2푼1리 2홈런 정성훈이 68타수 25안타 타율 3할6푼8리 3홈런, 조성환(롯데)이 62타수 23안타 타율 3할7푼1리 1홈런, 이대호(오릭스)가 67타수 24안타 타율 3할5푼8리 7홈런, 강민호(롯데)가 74타수 25안타 타율 3할3푼8리 4홈런으로 잘 쳤다. 왼손 타자 중에서도 최형우(삼성)가 40타수 16안타 타율 4할 4홈런, 김현수(두산)가 36타수 16안타 타율 3할6푼1리 1홈런, 박재상(SK)이 33타수 12안타, 타율 3할6푼4리로 류현진을 공략했다.
최정·김동주·나지완·정성훈·조성환·이대호·강민호·최형우·김현수·박재상 등 10명의 타자들은 30타석 이상 상대한 타자 중 류현진에게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이들의 류현진 상대 전적을 합산하면 508타수 194안타 타율 3할8푼2리 29홈런. 류현진의 통산 피안타율이 2할3푼5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 눈에 띈다. 이들의 상대 전적을 제외하면 류현진의 피안타율은 2할1푼6리로 더 내려간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강타자들은 류현진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이 무너지지 않은 건 그를 공략할 수 있는 타자가 각 팀에서 기껏해야 1~2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 상황과 상대 타자에 따라 완급조절로 페이스를 조절하며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인 류현진이었기에결정적인 실점을 최소화하며 최대한 많이 던졌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다르다. 세계에서 가장 잘 치는 선수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 경우 아메리칸리그보다 전문 타자가 1명 빠지는 바람에 타선의 힘이 떨어진다. 하지만 1번부터 8번까지 언제든 한 방을 칠 수 있는 강타자들을 줄줄이 상대해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처럼 완급조절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거의 매이닝 전력으로 투구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전문가 송재우 IPSN 해설위원도 "메이저리그는 한국보다 약 30경기 더 많고, 한국에서보다는 5~6경기 정도 더 나와야 한다. 국내에서 류현진은 최정상급 투수이고 힘을 조절할 수 있었지만 미국은 또 다르다. 전력 투구의 비중 높아질 것이고, 빅리그 스타일에 맞춰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결국 체력이다. 경기수가 많고, 이동 거리도 만만치 않다. 힘있는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공 하나에 여유를 가질 수 없다. 체력적인 부분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도 위기 때 더욱 강해지는 투구를 했다. 그가 마음 먹고 전력 투구하면 쉽게 공략할 수 없다. 그러나 전력 투구시 체력적인 어려움도 따른다. 투구이닝에 옵트아웃이 걸려있는 류현진은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도 중요하다. 체력적으로 얼마나 강한 상태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하나 같이 류현진의 성공 조건으로 체력 문제를 거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이 즐비한 강타선을 제압할 수 있는 투구 기술과 강한 체력.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성공에 있어 최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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