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콩글리시는 영어의 진화…어휘 풍성해져"

    입력 : 2012.12.25 16:01

    /조선일보DB
    영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로 군림하며 세계를 지배하고 있지만, 그 영어 역시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사람들 덕분에 새로운 언어가 창출되며 또다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영국 BBC는 19세기 당시 미국의 진정한 독립을 위해 미국인 저술가 노아 웹스터가 미국식 영어를 망라한 대사전을 발간해 영어의 진화를 이끌었듯이, 최근 들어 인터넷의 발달로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비슷한 언어 진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웹스터는 미국만의 공통 언어를 확립하는 것을 기치로 내걸고 오늘날 우리에게 더 익숙한 ‘미국화’한 철자로 된 단어를 웹스터 사전에 등재했다. 7만여 단어의 어원을 찾기 위해 18년간 26개 다른 언어를 배워가며 대사전을 완성했다. 이 사전엔 영국식 영어에서 쓰이는 theatre(극장) 대신 theater를, colour 대신 color를, traveller 대신 traveler 등 요즘 말로 ‘미국식 언어’를 수록했다. 또 미국어에만 쓰였던 스컹크(skunk), 오포섬(opossum·주머니쥐) 등도 포함됐다.

    그런데 현대 학자들은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영어가 10년 내에 인터넷 제1의 공용어로 통용되고 인터넷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오늘날의 영어와는 조금 다른 형태를 띠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현재 영어가 웹상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언어이긴 하지만, 2010년 조사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의 다수는 영어로 쓰이지 않은 것들이라고 한다. 유니코드(컴퓨터에서 세계 각국의 언어를 통일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게 제안된 국제적인 문자 코드 규약) 덕분에 상하이에서나 샌프란시스코에서나 똑같이 컴퓨터를 통해 혹은 모바일을 이용해 한자로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추이도 페이스북이나 문자 메시지가 발달하면서 ‘세계어’로서의 영어의 발전을 늦추게 하진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특히 눈에 띄는 건 ‘혼용어’들의 급부상이다. BBC는 이의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식 영어인 콩글리시, 스페인식 영어인 스팽글리시, 인도식 영어인 힝글리시를 꼽았다. 각각 개별 문화에 오래 존재하던 언어들이 온라인을 통해 급속하게 퍼지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페이스북 같은 SNS 사용자들을 통해 이 언어들은 재빠르게 알려졌고, 서로 이들 언어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고 전했다.

    BBC가 소개한 변용 영어를 예를 들면, ‘스킨십’이라는 콩글리시는 친밀한 신체 접촉을 뜻하는 데 영어로 만지다(touching), 보듬다(caressing)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고, 싱글리시에서 ‘blur’는 ‘혼란스럽다’ 혹은 ‘늦다’라는 뜻이 있다고 설명했다.

    힝글리시의 경우 힌디어, 펀자브어 현지어와 영어가 섞인 것인데 예를 들어 brother-in-law(처남·매부 등 결혼으로 이어진 남자 형제 관계) 대신 co-brother라는 단어가 통용되고 있다.

    학자들은 이를 통해 영어가 진화한다고 평가한다. 미국 컴퓨터 언어학자 로버트 먼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영어를 디지털 시대의 언어로 꼽고 있다”며 “영어는 세계의 링구아 프랑카(lingua franca·모국어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상호이해를 위하여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로서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겠지만 남의 언어를 배척하는 게 아니라 다른 나라 언어가 영어에 녹아들어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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