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 '근혜노믹스' 성장보다 고용… 대기업엔 사회적 역할 강조

조선일보
  • 선정민 기자
    입력 2012.12.20 03:03

    [앞으로 이것이 바뀐다] [경제]
    -고용률 70%로 중산층 70% 시대
    공공부문 청년층 채용 늘리고 근로시간 단축, 정년 60세로 中企·내수·서비스업 지원
    -경제 민주화로 대기업 규제
    공정거래법·하도급법 등 고쳐… 경제력 집중 완화 계획, 불필요한 규제는 철폐

    앞으로 박근혜 정권에선 정치·경제·사회 각 부문에서 큰 틀의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성장을 중시하는 'MB노믹스'와는 다른 '고용률 중심'의 국정 운영을 펼칠 예정이다.

    朴 "5년 내 고용률 70% 달성"

    박 당선인은 의원 시절인 작년 11월 정책세미나를 열어 "이제는 거시지표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고용률을 경제정책 중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에서도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당선됐다.

    박 당선인의 '고용률 중시' 정책은 '747공약'(연간 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 도약)으로 대표되는 'MB노믹스'와는 다르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성장→일자리 확대→복지 확대'의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를 노렸으나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감소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많다. 박 당선인 측에선 "소득 양극화로 '재벌 대 가난한 국민' '1% 대 99%'의 대결 구도가 형성된 데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탓도 있다"는 인식이 있다.

    박 당선인은 현 정부가 대기업·수출·제조업 지원을 위해 투자했던 재원은 상당 부분 중소기업·내수·서비스업 지원으로 돌릴 방침이다. '낙수 효과'와 반대로 경제 하부구조를 튼튼히 해서 경제 전체의 성장잠재력을 밀어올리겠다는 역(逆)방향의 성장기조다.

    박 당선인은 "앞으로 5년 안에 고용률을 EU(유럽연합) 목표와 동일한 수준인 70%까지 높이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중산층 70%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고용률'은 15~64세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늘어나는 복지 재원을 감당하려면 고용률을 높이는 게 필수다. 고용률을 높이려면 청년·여성과 빈곤층 등의 취업이 늘어나야 한다.

    박 당선인은 일자리 창출의 세부 방안으로 "'일자리 늘·지·오'(일자리를 늘리고, 지키고, 질을 올린다)" 공약을 내놨다. 우선 대기업·공공부문에서 2020년까지 연평균 근로시간을 400시간 이상 단축하는 한편 임금피크제와 연계해 정년을 60세로 연장할 방침이다. 또한 공공부문 청년층 채용을 대폭 늘리고, 청년들의 창업과 해외 취업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정리해고 요건 강화,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정규직 전환, 특수고용직 보호 등도 추진된다. 저소득 비정규직 근로자 200만명의 고용보험·국민연금 100% 지원을 비롯해 '근로 빈곤층'에 대해 대대적인 지원을 할 방침이다.

    또한 이공계 출신인 박 당선인은 IT(정보통신)·문화·콘텐츠·서비스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신(新)산업을 창조한다는 '창조경제론'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신기술을 '방아쇠'로 삼아 고용 유발 효과가 높은 전통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제 민주화'로 대기업 규제

    박 당선인은 취임 초기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했던 현 정부와는 달리 대기업에 '경제 민주화'와 자발적인 사회적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 국회와 긴밀한 협조하에 공정거래법·하도급법·국민연금법·은행법·상법 등을 대대적으로 손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고 중소기업·영세자영업자·비정규직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 사면권 제한'을 공약해 불법을 저지른 대기업 총수들의 '퇴로'를 차단해놨다. 횡령 등 기업 범죄는 반드시 징역형으로 처벌할 방침이다. 박 당선인이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과 정년 연장 등은 노사(勞使) 간 사회적 대타협과 대기업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한 대목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 옥죄기'까지는 아니라도 '대기업 짜내기'를 통해 성과를 이루려는 것 아니냐"며 "현 정부에 비해 공정위가 더욱 '큰 칼'을 휘두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대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고 기술개발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활동은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고 새로운 규제가 생기더라도 예측 가능하고 투명하게 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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