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과반 득표로 당선됐지만 18일 오전부터 19일 오후 6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새누리당은 "거의 졌다"고 생각했었다.
선거법에 따라 지난 13일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는 보도가 금지됐지만 정치권에서는 각종 결과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중 가장 신뢰도가 높은 조사는 방송사들이 출구조사를 위해 합동으로 진행한 것이었다. 보도금지 기간 중 3차례 실시됐다. 13일 조사에서 박 당선인은 47.3%로 문 후보(42.3%)를 앞섰다. 그러나 국정원 댓글 조작 의혹 등이 터진 직후인 15일 조사에선 박 당선인 46.3% 대 문 후보 45.1%로 거의 접근했다. 그리고 17일 이뤄진 마지막 여론조사가 18일 오전에 알려졌다. 결과는 '박근혜 44.6%, 문재인 46%' 역전이었다.
이 소식이 오전 10시쯤 전해지자 당 관계자들은 일제히 "위험하다" "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맹렬히 전파했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회의 도중 고개를 떨구며 "16일 1대1 TV 토론 평가가 결정타가 된 것이냐"고 했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일단 '물타기' 작전에 들어갔다. 다른 회사 여론조사와 당 부설 연구소인 여의도연구소에서 5%포인트 정도 앞선 조사 결과를 구전으로 전파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당 자체 조사에서 박 당선인 48.9%, 문 후보 46.6%로 나온 결과가 전해지자 거의 자포자기하는 분위기가 됐다. 당 자체 조사에서 박 당선인은 5%포인트 이상 우위를 꾸준히 유지했다. 그러나 이날 갑자기 2.3%포인트로 좁혀지면서 "지지율 하락 추세가 너무 크다. 이건 지는 추세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투표율'에 마지막 기대를 걸었다. "투표율이 70%를 밑돌면 중장년층 투표 비율이 높아지면서 승리할 수도 있다"는 마지막 언덕에 몸을 기댄 것이다. 그러나 선거 당일 투표가 시작되면서 이 기대마저 깨졌다.
아침부터 몰려든 유권자들은 97년 대선 이후 최고의 투표율을 보여줬고, 이날 내내 새누리당 의원과 선대위 관계자들은 "젊은 층 바람에 밀렸다"는 말만 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한 방송사 앵커는 "문재인 당선자"라고 실수를 하기도 했다.
거의 패배 선언만 남았다는 심정으로 개표를 기다리던 새누리당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이날 오후 5시 40분쯤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알려지면서다. 6시 투표 종료 후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1.2%포인트를 이긴다"는 뉴스가 보도되자 "만세" "박근혜, 대통령" 등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실제 개표에서 앞서고 밤 9시쯤 TV에 '박근혜 당선 유력'이라는 자막이 뜨자, 당 관계자들은 서로 얼싸안고 축하 인사를 나눴다. 당 관계자들은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 진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출구조사가 나올 때까지 32시간 동안은 지옥이었다"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