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日本] "日,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판이 바뀐 것"

조선일보
  • 이한수 기자
    입력 2012.12.18 03:00

    [서울대 박철희 교수의 진단]
    국가주의 세력 유신회 등장… 내년 선거도 자민 승리 가능성

    "이번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승리한 것은 3~4년 단위로 여당이 바뀌는 수평적 정권 교체라기보다는 10년 단위 이상 장기적으로 일본의 정치 지형이 바뀌는 정계 개편의 시발점으로 보인다."

    박철희<사진> 서울대 일본연구소장(국제대학원 교수)은 17일 극우 성향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재가 이끄는 자민당이 전날 총선에서 294석을 얻어 연립 상대인 공명당(31석)과 함께 중의원 의석 3분의 2(320석) 이상을 차지한 것에 대해 "일본 정치의 판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자민당의 압승 자체가 놀라운 것은 아니다"고 했다. 자민당은 2005년 총선에서 이번보다 2석 많은 296석을 얻었고, 민주당은 2009년 총선에서 308석을 얻어 자민당 정권을 무너뜨리는 등 최근 일본 총선은 여당을 심판하는 '징벌 선거'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일본 유권자들이 복지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등 실정을 거듭한 민주당에 정권을 다시 맡기면 안 되겠다고 징벌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보다 국가주의 성향이 강한 일본유신회가 54석을 얻으며 일본 정치에 주목할 만한 정치 세력으로 등장한 점이다.

    박 교수는 "중국이 센카쿠 갈등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등 주변국이 공세적이고 위협적으로 보이니까 일본을 지켜야 한다는 움직임이 (국가주의 세력인) 일본유신회 지지로 나타난 것"이라며 "일본유신회 등장으로 혁신 및 중도 세력이 힘을 잃고 보수 및 우익 세력이 강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자민당은 이번 압승의 기세를 몰아 아베 정권의 최대 고비가 될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박 교수는 전망했다. 야당이 분열 상태 인데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57석을 얻는 데 그치면서 여당을 견제할 건전한 야당과 사회 세력이 급격히 약화해 자민당 정권을 억제할 힘이 없어졌기 때문이란 것이다.

    박 교수는 우리 정부가 아베 정권이 일으키는 지역 갈등에 대해 중·장기적 전략을 가지고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갈등을 상정한 위에서 안정적인 관계를 끌고 갈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