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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사설] 북한에 10년 뒤졌다는 우주로켓 기술

입력 : 2012.12.14 23:06

북한은 장거리 로켓 은하3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자력(自力)으로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은 10번째 국가가 됐다. 지금까지 '스페이스 클럽(space club)'에 이름을 올린 나라는 러시아·미국·프랑스·일본·중국·영국·인도·이스라엘·이란 등 9개국이다. 은하3호에 실린 광명성 3호가 인공위성으로 보기 어려운 조잡한 수준의 '금속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로켓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북한의 기술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우주발사체 개발에서 우리가 북한에 7~10년 뒤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 나로호는 그동안 두 번의 발사 실패와 10번의 발사 연기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나로호가 내년 발사에 성공하더라도 북한과의 기술 격차는 줄어들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1단 로켓을 러시아에서 통째로 들여오면서 관련 기술도 전혀 배우지 못했다. 나로호 전체 부품 15만여개 중 러시아제가 12만개, 우리가 만든 게 3만개다.

2010년 현재 남·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은 39배나 차이가 난다. 1인당 국민소득 차이는 19배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12년 국제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과학경쟁력 세계 5위, 인구 10만명당 특허 출원 건수 세계 2위에 올랐다. 전반적인 경제력과 과학기술력에서 한국과 북한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장거리 로켓 분야에서만은 우리가 북한에 10년이나 뒤졌다면 그건 전적으로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책임이다.

먼저 군용(軍用) 미사일 개발을 엄격히 제한한다면서 다른 용도의 우주로켓 개발까지 막고 있는 한·미(韓美) 미사일 지침이 문제다. 장거리 미사일 개발은 물론이고 그 기술을 이용한 순수 우주 연구나 탐사를 위한 로켓 개발까지 가로막고 있다. 나로호 사업에서도 미국은 우리가 만든 2단 고체로켓에 미사일 부품이 사용됐는지 확인하겠다며 여러 차례 국방과학연구소를 사찰했다.

더 따져보면 우리가 로켓 개발에 북한에 뒤져야 할 이유가 없다. 한국은 1978년 지대공 미사일 백곰을 개발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전두환 정부가 대미(對美) 관계 개선을 위해 독자적 미사일 개발 포기를 선언하면서 해외에서 귀국했던 연구진이 뿔뿔이 흩어졌다. 2002년 항공우주연구원이 액체로켓 기술을 자체 개발해놓고도 추가적으로 성능을 향상할 노력과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정부가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을 의식해 과시적(誇示的)으로 우주로켓 발사에만 집착하는 바람에 러시아 기술을 도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 독자 기술의 맥(脈)이 또 한 번 끊어져버렸다.

일본은 1954년 직경 1.8㎝, 길이 23㎝, 무게 200g으로 연필 크기에 지나지 않는 '펜슬(pencil) 로켓'부터 시작해 숱한 실패를 겪으면서도 끈질기게 고체로켓 개발에 매달린 끝에 1970년 세계 4번째로 인공위성을 띄우는 데 성공했다. 중국의 로켓 개발을 이끌어온 사람은 1955년 미국에서 귀국한 첸쉐썬(錢學森) 박사였다. 장쩌민·후진타오 전(前) 국가주석은 설이 되면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첸 박사 집을 찾아 그의 국가에 대한 기여에 감사를 표시하고, 병석에 눕기라도 하면 여러 차례 문병을 갈 정도로 예우했다. 중국의 유학파 과학자들이 줄지어 귀국하고, 이들의 활약으로 중국이 우주 강국으로 부상한 것은 과학 기술자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인식이 이만큼 깨어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의 우주개발 예산은 2400억원이고, 그 일을 교육과학기술부의 1개 과(課)가 맡고 있다. 우리는 북한보다 뒤진 우주로켓 기술의 현황에 혀를 찰 자격도 없는 셈이다. 과학기술과 우주개발을 위한 국가적 비전과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때다. 무엇보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인식이 새로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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