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발굴 현장 상황을 선박에서 영상·음성으로 실시간 확인 가능합니다."

10일 오후 전남 목포시 연산동 고려조선소 선박건조장. 아시아 최대, 최초 수중 발굴 전용 인양선인 '누리안호' 내부에선 오는 14일 목포항 취항식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0년 4월부터 사업비 47억원을 들여 누리안호를 만들었다. 수중 문화재 발견 건수가 최근 증가세인데도, 탐사·발굴 조건이 너무 열악했기 때문이다. 이 배는 승조원 20명을 태우고 1회 출항해 최대 20일간 발굴 작업을 할 수 있다. 기존에는 새벽에 출항한 뒤 밤에는 항구로 돌아와야 했다.

누리안호는 동절기(12~3월) 이후 내년 4월부터 서·남해 중수심 해역(20~40m)의 발굴 현장을 누빈다. 전남 진도 오류리 해역, 인천 옹진군 섬업벌 해역 등을 중점 발굴할 예정이다.

아시아 최대 수중 발굴 전용 인양선인 누리안호(위)에는 첨단 감압 체임버(가운데)와 잠수 통제실(아래) 등이 갖춰져 있다. 잠수 조사원 8명이 최대 80m 깊이로 내려가 잠수 통제실과 실시간 영상₩통신을 주고받으며 조사한다.

누리안호는 잠수사 8명이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잠수 통제실의 발굴 팀장이 잠수사 헬멧 촬영장비로 전송되는 수중 영상을 확인하면서 발굴을 지시한다. 통제실에 전송된 화면과 음성은 해양문화재연구소 사무실에도 무선으로 전달된다. 잠수사들은 공기 호흡관을 심해 잠수복에 달고 최대 80m까지 하강한다.

잠수장비와 유물의 인양·보관설비, 임무를 마친 잠수사 4명이 동시 공기압을 조절하는 '감압 체임버'와 열영상 관측시스템도 갖췄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정용화 학예연구사는 "조사원의 갑작스러운 잠수 사고에 대응하고, 열영상 장치로 수중문화재 발굴 현장을 24시간 감시하며 도굴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누리안호는 290t으로 길이 36.4m·폭 9m·깊이 4m에 달하며 최대 14노트로 항해한다. 성낙준 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누리안호가 우리나라 수중 고고학의 수준을 높이고 수중 문화유산을 적극 보호하고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