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10~22일 발사를 예고한 은하 3호의 1단 로켓 위에 2단 로켓 장착을 완료했으며, 3단 로켓도 조립 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2단 로켓을 실은 트레일러가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대형 발사대에 접근했다 빈 채로 떠났다"며 "발사대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어 정확히 확인은 되지 않지만 2단 로켓 조립이 끝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3단 로켓도 조립 중인 것으로 추정돼 5일 중으로 1·2·3단 로켓 조립이 완료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발사준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다음 주 초·중반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은하 3호의 실패 이유

북한이 현재 조립 중인 은하 3호는 지난 4월에 실패했던 로켓과 같은 형(型)으로 관측된다. 일본 교도통신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미·일 당국은 지난 4월 발사된 은하 3호가 발사 직후부터 로켓 자세 제어에 문제가 생겨 예정 궤도에서 동쪽으로 벗어난 것으로 결론지었다.

(왼쪽 부터)대포동 1호, 대포동 2호, 은하 3호.

미·일은 은하 3호 1단 로켓의 4개 엔진 연소 속도가 서로 맞지 않는 등 정확하게 연동(連動)되지 않은 것을 자세 제어 실패의 원인으로 봤다. 1단 로켓은 북한 노동미사일 로켓 엔진 4개를 한 다발로 묶은 형태다.

북한은 로켓 발사 시 관측을 담당할 기술자를 중국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휴대용 관측 장비로 북한에서 파악이 어려운 은하 3호의 궤적을 추적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사가 성공할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린다. 대체로 과학기술자 및 정보 관계자들은 북한이 이란 등 해외기술 도입으로 문제점을 해결해 성공 가능성이 꽤 있다고 보는 반면, 북한 전문가들은 또 실패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로켓 전문가인 국방대학교 권용수 교수는 "엔진 자체의 성능이 아니라 제어 문제이기 때문에 북한 기술력을 감안하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탄도탄 조기 경보 레이더 첫 투입

우리 군은 이번 북한의 로켓 탐지에 최근 이스라엘에서 도입한 탄도탄 조기 경보 레이더인 수퍼 그린 파인 레이더(최대 탐지거리 800㎞)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국내에 도입한 그린 파인 레이더 2대 중 1대가 5일 최종 수락(受諾) 검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북 장거리 미사일 발사 추적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은 또 오는 6일 이후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서애류성룡함 등 2척을 서해로 파견, 로켓 궤적을 추적토록 할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도 이지스함 10척(일본 3척, 미국 7척)을 한반도와 일본 근해에 배치하는 것을 비롯, 정찰위성, RC-135S '코브라볼' 특수 정찰기, 해상 배치 X밴드 레이더(SBX) 등 각종 감시 장비를 총동원해 북한 미사일 추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도 지난 4월처럼 정보 수집함과 정찰기를 서해와 남해에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