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지만 단 한국 음식엔 프랑스산 시라·호주산 시라즈 와인 어울리죠"

    입력 : 2012.12.05 03:03

    와인 컨설팅 하는 호주 치과의사 론 조지오 박사

    호주 치과의사 겸 와인컨설턴트인 론 조지오 박사가 3일 자신이 고른 와인들로 채운 와인셀러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진한 기자
    론 조지오(Georgiou·51) 박사는 와인에 대한 열정을 직업으로 승화시킨 치과의사다. 1주일에 나흘은 호주 시드니 부근 보랄(Bowral)에 있는 자신의 치과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하지만, 나머지 하루는 와인 컨설팅 업무를 한다. 콘래드호텔, 힐튼호텔, 그랜드호텔, 말레이시아항공 등 세계적 호텔과 리조트, 항공사들이 손님에게 서빙할 와인을 골라주고 직원교육 등의 일을 해준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에 문 연 콘래드 서울의 와인컨설팅을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는 그를 3일 만났다.

    그는 "열다섯 살 때 친구 부모님 와인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와인을 알게 됐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제2의 직업이 될지는 몰랐다"고 했다. 그는 1989년 치과병원을 개업한 뒤 2000년 '와인마스터(Master of Wine·MW)' 자격증을 땄다. 영국와인마스터협회(IMW)에서 인증하는 MW는 합격률이 7%에 불과할 정도로 통과가 어렵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치과 업무를 마친 뒤, 그리고 주말을 합쳐 매주 30시간씩 공부했어요. '와인이 치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도 썼지요."

    치과의사라는 배경이 와인컨설팅에 도움이 될까? 조지오 박사는 "(치아를) 밀리미터 단위로 다루다 보니 아무래도 치밀하고 꼼꼼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건 와인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도움이 되겠죠."

    한국 와인시장과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해 조지오 박사는 과거 두 차례 한국을 찾아 레스토랑과 와인바를 돌아다니며 손님들이 어떤 와인을 어떻게 마시는지 꼼꼼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한국 손님들은 술 인심이 인색하면 싫어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했다. "글래스와인(glass wine·와인을 잔술로 파는 것)의 세계 기준은 1잔당 125~130mL입니다. 더 적게 서빙하는 나라도 많단 뜻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보다 적으면 안 돼요. 콘래드 측에 와인을 넉넉하게, 잔당 많게는 155~160mL까지 넉넉하게 따라 드리라고 조언했지요."

    조지오 박사는 "고추가 많이 들어가는 한국 음식은 매우면서도 달다"며 "맵지만 단맛이 있는 음식에는 프랑스 론 지방의 시라(Syrah)나 호주 시라즈(Shiraz) 포도품종으로 만든 레드와인이 잘 어울린다"고 추천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와인을 '공부해야 할 술' '법칙을 따라야 하는 음주문화'라고 인식하는 듯하다"며 "함께하는 사람들과 편안하게 소통하면서 와인의 맛과 향을 즐겼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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