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하러 나간 패션… 남성복 '워크웨어' 인기

조선일보
  • 채민기 기자
    입력 2012.11.28 03:03

    낡은 것, 투박한 것이 때로는 아름답다. 그래서 빈티지(vintage)는 패션에서 늘 중요한 주제가 된다. 최근 남성복에서는 빈티지 중에서도 워크웨어(workwear)가 주목받고 있다. 말 그대로 작업복에서 영감을 받은 옷들이다.

    일을 하려면 두 손이 자유로워야 한다. 요즘의 워크웨어에는 그런 목적으로 작업복에 만들었던 디테일(세부 요소)을 곳곳에 남겨 둔 옷이 많다. 대표적인 게 주머니다. 각종 공구나 부품을 넣기 위해 주머니를 크게 만들던 느낌을 살려서, 주머니가 옷 밖으로 돌출되는 '아웃포켓'을 큼직큼직하게 넣은 옷이 많다. 셔츠나 바지에 펜·수첩을 꽂는 주머니를 따로 두기도 한다. 엉덩이에서 허벅지 옆쪽으로 이어지는 작은 고리가 달린 바지도 있다. 목수들이 망치 같은 연장을 걸 수 있도록 바지에 고리를 만들었던 데서 유래한 디테일이다.

    소재나 무늬로 작업복의 느낌을 표현하기도 한다. 섬세한 소재보다는 두꺼운 모직이나 데님처럼 질기고 튼튼한 소재가 많이 쓰인다. 해군 수병들의 근무복 옷감인 '샴브레이' 소재 셔츠도 인기다.

    워크웨어를 모티브로 하는 외투·셔츠 등에는 검은색과 빨간색이 엮인 굵은 체크무늬가 자주 보인다. '버펄로 체크(buffalo check)'라고 부르는 이 패턴은 원래 북미 지역의 벌목공들이 산에서 일할 때 방한(防寒) 등의 목적으로 입던 외투에 많이 쓰였다. 이 외투는 형태에서도 최근 남성복에 영향을 주고 있다. 두 줄의 단추와 짧은 털이 달린 둥근 깃이 특징. 여러 브랜드에서 최근 이 디자인을 차용한 재킷이나 코트를 선보이고 있다. 신발에서는 투박한 느낌의 '워크부츠'가 인기다. 튼튼한 밑창을 대고 가죽도 두꺼운 것을 써서 일할 때 발목까지 보호할 수 있게 했다.

    워크웨어의 디자인을 제품에 반영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프레드페리가 2012년 가을·겨울 시즌 워크웨어 라인을 새로 선보였고, 커스텀멜로우도 올해 초부터 노동자들의 옷에서 영감을 얻은 의류를 출시하고 있다. 서울 강남이나 홍대앞 등의 편집숍에서도 워크웨어를 기반으로 한 아이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커스텀멜로우 손형오 디자인실장은 "최근 남성복의 중요한 흐름인 '미국식 빈티지'가 세분화하면서 사냥 등의 레저 의류에 이어 워크웨어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작업할 때 입던 옷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여유 있는 실루엣과 실용적인 소재가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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