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 X파일 쓰다 죽은 리제강은 장성택의 오랜 정치 라이벌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2.11.27 02:59 | 수정 2012.11.27 09:12

    김정일의 '베일 속 실세'… 김정은 후계작업에 깊숙이 관여, 2004년 장성택의 지위 박탈 주도
    X파일 쓰던 중 2010년 죽자 사고 위장한 암살설 끊이지않아
    김정일이 유고 모아 출간 '배려'

    '혁명대오의 순결성을 강화해나가시는 나날에'<사진>의 저자 리제강 전 북한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북한 권력의 컨트롤 타워인 당 조직지도부에서만 37년을 근무한 '베일 속의 실세'였다.

    조직지도부는 당·정·군에 대한 인사권과 검열권을 갖는 노동당 최고 권력 부서로 '당 속의 당'으로 불린다. 김정일은 자신이 조직지도부의 부장을 맡고, 사실상 수장(首長)인 제1부부장직을 리제강에게 9년간 맡기는 등 그를 전폭 신뢰했다.

    김정일 시절부터 '2인자'로 불렸던 장성택 당 행정부장(김정일 매제)이 2004년 '분파 조장' 혐의로 모든 직위를 박탈당하고 측근과 함께 지방으로 좌천당한 것도 리제강의 견제 때문이었다는 설(說)이 유력하다. 리제강은 장성택과 오랜 정치적 라이벌 관계였던 탓에 그가 2010년 6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북한 발표가 나오자 '사고로 위장한 암살설'이 끊이지 않았다.

    리제강은 김정은 후계 구축 작업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가 생전에 아들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리제강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명대오의 순결성을 강화해나가시는 나날에’의 저자 리제강 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손을 잡고 찍은 기념사진. /조선중앙TV
    책 후기에는 리제강이 집필 도중 사망(2010년 6월)하자 김정일은 친히 그의 유고(遺稿)를 모아 2011년 12월 이 책이 출간되도록 '배려'해 줬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책이 김정일 뜻에 따라 기획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북 소식통은 "모든 죄상이 '김정일의 예지와 통찰력'에 의해 드러났다고 미화해 피의 숙청까지 김정일 우상화에 이용했다"며 "'김정일에 대한 불충은 곧 숙청'이라는 경각심을 고취해 절대 충성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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