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화폐개혁 박남기 南경제 수용 시도" 처형 명목은 간첩

    입력 : 2012.11.27 03:00 | 수정 : 2012.11.27 09:10

    김정일 심복이 쓴 '고위급 숙청 X파일' 입수

    2010년 초 북한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박남기 북한 노동당 전 계획재정부장이 '남조선 간첩' 혐의를 받아 숙청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본지가 이날 입수한 북한 내부 서적'혁명대오의 순결성을 강화해 나가시는 나날에'(이하 '혁명대오')에 따르면, 박남기는 2010년 1월 본부당(중앙당) 인민재판에서 "남조선 경제를 수용하려 했다"는 자백을 하고 두 달 뒤 총살됐다. 이 책은 박남기가 '장기간 암약한 남조선 간첩'으로 몰려 2010년 3월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소에서 사형 선고를 받을 때까지의 전(全) 과정을 낱낱이 기록해놓았다. 박의 숙청이 북한의 공식자료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혁명대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1998~2011년) 일어난 대표적 숙청사건의 내막을 정리한 대외비 문건으로 작년 말 출간됐다. 박남기뿐 아니라 정하철 전 선전 비서, 채문덕 전 사회안전성 정치국장, 리수길 전 양강도당 책임비서 등 고위 인사 4명의 숙청 비화를 기록했다.

    총 322쪽 분량인 이 책의 저자는 김정일의 '심복 중 심복'으로 불렸던 리제강 전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다. 그가 집필 도중 사망(2010년 6월)하자 김정일은 유고를 정리해 작년 12월 '당내(黨內)도서'로 출간하도록 했다. 이 책은 지난 11일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기록영화 '빛나는 삶의 품' 제25화('숭고한 동지애는 세월의 끝까지')에도 소개됐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김정일은 자신의 실정(失政) 책임을 고위 간부들에게 떠넘긴 것을 합리화하려고 리제강에게 이 책의 집필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