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돌파를 계기로 정부는 이제 '2020년 2000만명 유치' 프로젝트에 본격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2000만명은 돼야 한국도 관광대국을 자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달성'을 위한 제언 5가지를 정리해 봤다.
①한국인이 가야 외국인도 간다
세계인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한국 사람이 먼저 찾아 만족해야 한다. 보령 머드축제, 화천 산천어축제, 창덕궁 달빛기행(야간 개방), 템플스테이 등이 좋은 예. 모두 내국인들이 먼저 찾아 유명해지자 외국인 관광객들이 뒤따라 찾아 히트한 상품들이다.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내국인들이 몰리기 시작하면 숙박·음식점 등의 인프라 시설이 들어서고 서비스도 나아져 자연히 외국 관광객들이 찾게 된다"며 "(2000만명 시대를 열려면) 먼저 10여년째 3500만명 내외에 머물러 있는 국내 관광객 수를 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했다.
②지방을 업그레이드하자
한국 방문 관광객의 재방문율은 40%. 한국을 다시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 일본은 외래 관광객의 재방문율이 60%를 넘는다. 두 나라의 차이는 일본의 경우 도쿄는 물론 위로 홋카이도부터 아래로 오키나와까지 두루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비해 한국은 관광객의 80%가 서울에만 머물다 간다는 점. 롯데관광 중국 담당 조광희 전무는 "서울과 제주도를 제외하면 숙박·쇼핑시설 등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고 볼거리도 빈약하다"며 "지역 관광이 활성화해야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오래 체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③IT 강점 활용, 홀로여행 쉽게 하자
외국인 개별 여행객은 단체 여행객에 비해 한국 여행 만족도가 높고, 더 돈을 많이 쓰며, 재방문율도 높다고 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주영민 수석연구원은 "개별 관광객에게 가장 큰 장애가 되는 의사소통, 현지 정보 확보 등의 문제를 모바일 기술을 이용해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인 여행객·유학생을 대상으로 서울에서 발행되는 중국어 무가지 '말할 수 없는 한국의 비밀'이 한 예이다. 이 잡지에 실린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카페, 상점 등의 정보와 전자 지도, 주소가 스마트폰에 다운로드된다. 이런 서비스를 늘릴 필요가 있다.
④고소비층 '맞춤 관광상품' 만들자
2005~2011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인당 관광 씀씀이 증가율은 연평균 4.4%로 싱가포르(12.1%)·일본(10.3%)·홍콩(10.8%) 등 경쟁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현대경제연구원 조규림 연구원은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 중 고소비층이 급증하는 추세이며 이들의 쇼핑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며 "쇼핑과 레저를 겸할 수 있는 새로운 테마파크를 기획하는 등 고소비층을 위한 맞춤 관광 상품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⑤몸으로 겪어 보게 하자
세계 최대 여행 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외국인 여행자들이 꼽은 '서울 최고의 명물'은 한식관광회사 '온고푸드'이다. 관광객들을 광장시장, 피맛골 등으로 안내해 갖가지 한식을 맛보게 하고 술 따르는 법, 식사 예절 등도 가르쳐준다. 성수기에는 한 달에 300명 이상이 몰릴 정도로 인기다. 전문가들은 "음식은 물론이고 한방 의료, K팝 등 문화 체험 관광이 새로운 관광 수요 창출의 핵심"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