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 기관들의 조사 결과는 편차가 크다. 또 같은 기관의 조사라 해도 열흘도 안 돼 지지율 변화가 20%포인트에 이르는 등 들쭉날쭉하고 있다. 지난 10~12일 갤럽의 대선 후보 3자 대결 지지율은 박근혜 후보 41%, 안철수 후보 24%, 문재인 후보 21%였다. 하지만 10~11일 리서치뷰 조사에선 박 후보 43.6%, 문 후보 27.6%, 안 후보 24.5% 등으로 2·3위 순위가 바뀌었다. 야권 단일 후보 지지율도 혼란스럽다. 리서치앤리서치의 10~12일 조사에선 문 후보(36.8%)와 안 후보(35.7%)가 박빙이었지만, 리얼미터의 11~12일 조사에선 문 후보(43.9%)가 안 후보(37.7%)를 6.2%포인트 앞섰다. 리서치플러스가 박 후보 지지층을 제외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야권 단일 후보 지지도 조사에선 안 후보(53.2%)가 문 후보(39.8%)를 13.4%포인트 앞섰지만 이후 열흘도 지나지 않은 11~12일 조사는 문 후보(49.1%)가 안 후보(42.0%)에게 오차범위를 벗어난 7.1%포인트 차로 앞섰다.

전문가들은 "요즘 품질이 의심되는 여론조사가 많다"고 했다. 이준웅 서울대 교수는 "집 전화로만 조사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정확성을 위해 RDD(임의 번호 걸기)로 표본을 선정하고 집·휴대전화 병행 방식으로 조사를 한다고 대부분 주장하지만 이런 기술을 정확하게 적용하고 있는지 의심이 가는 조사도 있다"고 했다. 여론조사 회사의 한 관계자도 "조사 비용을 초저가로 덤핑 수주한 회사는 비용이 많이 드는 RDD나 휴대전화 병행 조사를 제대로 실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조사 회사들이 면접원 교육에도 힘을 쏟아야 하지만 이것 역시 비용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부실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정확한 표본 선정이나 면접원 교육 등의 영향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非)표본오차'가 조사 품질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ARS 조사에 대한 지적도 있다. 면접원이 전화를 걸어 실시하는 조사는 응답률이 20% 안팎이지만, 녹음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ARS 조사는 특정 정파의 적극적인 지지층이 아니면 응답을 기피하는 일이 많아 응답률이 5% 미만일 때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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