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달려온 10년… 이제 좀 유연해지려고요"

조선일보
  • 정지섭 기자
    입력 2012.11.15 03:03 | 수정 2012.11.15 18:01

    [클래식 콘서트 여는 임형주]
    공연 때마다 앞만 보고 달려… 이젠 까칠·예민함 털어낼래요
    히트곡 없다고요? 애국가 있죠

    임형주는“팝페라라는 한 우물을 우직하게 파는 음악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디지앤콤 제공
    "외도하는 거죠. 플라시도 도밍고나 조수미 선배님 같은 정통 성악가들이 팝페라 콘서트를 하면 외도라고 하잖아요? 전 팝페라 테너인데 클래식 콘서트를 하니까 마찬가지죠. "

    최근 서울 서래마을에서 만난 임형주(26)는 대학생처럼 앳된 얼굴이었지만 미소와 입담에선 관록과 여유가 묻어났다. 그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클래식 스타일' 타이틀의 단독 콘서트를 연다.

    먼저 "10년 넘게 팝페라를 하면서 왜 새삼스럽게 클래식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예원학교와 미국 줄리아드 음대예비학교를 다녔으니 내 음악의 본령은 정통 클래식인 셈"이라며 "클래식은 꼭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공연이었다"고 했다. "이번 공연 전반부는 50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 '남몰래 흘리는 눈물'(사랑의 묘약) '사랑해선 안 될 사람'(페도라) 등 오페라 아리아들로 꾸밉니다. 후반부에선 스탠더드 팝과 영화·뮤지컬 노래들도 부를 예정입니다. 향수를 일으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간을 초월해 모두가 즐기는 공연으로 만들 겁니다."

    임형주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부른 것을 계기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뒤 크로스오버 음악의 대표 주자로 커왔다. '공백' '슬럼프' 같은 단어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 없이 숨 가쁘게 달려온 그는 "이제 좀 유연해지려 한다"고 했다.

    "지금도 공연을 치를 때마다 뭐가 더 부족했는지를 찾아보고, 무엇을 발전시켜야 할지를 고민해요. 내가 내 노래에 만족하는 순간이 퇴보하는 순간이라고 믿고 있어요. 그래도 요즘은 좀 유연해졌습니다. '나도 사람인데 자로 잰 듯 노래할 거면 차라리 컴퓨터를 동원하면 되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공연할 때마다 가져왔던 까칠함과 예민함을 털어내고 있어요."

    "명성은 얻었지만 정작 당신만의 노래로 알려진 건 없지 않으냐"고 하자 그의 얼굴이 살짝 결연해졌다. "저 스스로 얘기한다니까요. 임형주의 대표 히트곡은 (노 대통령 취임식에서 불렀던) '애국가'라고(웃음). 조수미 선배님이 (2002년 월드컵 테마곡) '챔피언'이나 (드라마 명성황후 삽입곡) '나 가거든'을 히트시키는 걸 보면서 많이 부러웠어요. 제 바람 중 하나가 누구나 따라서 부를 수 있는 창작곡을 부르는 겁니다."

    임형주는 "임태경이나 카이 같은 다른 팝페라 가수들에게 경쟁의식을 느끼진 않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예전엔 스포트라이트를 혼자 받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이제는 다 잘 됐으면 좋겠어요.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동료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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