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9일 경제민주화 공약을 둘러싼 박근혜 후보와의 갈등과 관련해 "박 후보가 우리 사회가 당면한 경제·사회 상황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면서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는지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한 종편 방송에 출연,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 초안을 "개인 의견"이라고 일축한 것에 대해 "당초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얘기가 약세로 돌아섰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의 강점은 비교적 재계와 이익집단으로부터 자유롭고,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임하면 우리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크게 활동하는 로비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부터 경제민주화가 달갑지 않았다면 왜 굳이 경제민주화를 앞세웠는지 묻고 싶다"며 "이번 초안을 거부하겠다면 박 후보가 자신이 아는 경제민주화는 무엇인지 발표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박 후보에게 이미 기존 순환출자의 의결권 제한 방안을 얘기한 적이 있는데, (박 후보는) 경제 5단체를 만나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하고 그 외의 것은 자율로 하겠다'고 말했다"며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경제민주화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생각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민주화 관련해) 왜 하필 순환출자만 얘기하는지 모르겠다. 박 후보가 (초안이) 싫고 다른 방향으로 가겠다면 후보자 임의대로 갈 수밖에 없다. 지난주 토요일 박 후보에게 경제민주화 공약과 관련해 협의하자고 제안했는데, 박 후보가 '시간의 제약이 있다'고 해 지나쳤다"며 "나름대로 초안을 검토하겠다고 해놓고 거부했다면 그것으로 끝난 것이다. 더는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과 같은 분위기에서 경제민주화를 강하게 관철시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나 스스로 잘 알고, 그래서 과연 진정성 있게 실천될 수 있을지 회의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거취 문제에 대해선 "선거가 40여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런 과정을 앞에 두고 내가 그렇게 신중하지 못하게 행동할 순 없다"고 밝혔다.
입력 2012.11.09. 18:49업데이트 2012.11.13. 10:44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