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영 해외문화 홍보원장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가 '아시아 세기의 호주'라는 새 정책문서를 공개했다. 아시아의 부상(浮上)을 인정하고 적극 협력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케빈 러드 호주 전 총리도 비슷한 맥락에서 '팍스 퍼시피카(Pax Pacifica·태평양 주도의 평화)'를 언급하고, 아시아 국가들이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해 주기를 주문했다. 그런데 현재 아시아는 영토 논쟁으로 다소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영토 분쟁으로 영혼이 오가는 길이 막혀서는 안 된다"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국경 안에 일국을 가두면 아시아에 주어진 이 기회를 살릴 수 없다. 국경을 넘어 문화가 흘러야 한다.

해외문화홍보 전략 역시 한류(韓流)가 어디로든 흐르도록 돕는 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 문화교류를 통해 동질성을 찾고 공감대를 넓혀가는 일이 중요해졌다. 현재 해외문화홍보원이 31개국에 파견한 문화원장과 홍보관들은 외국 대중들과 문화적 접촉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으나, 이러한 사업이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공유와 협력의 시스템이다. 국가 브랜드 관리나 민감한 외교 업무에 있어서도, 관계 기관들이 임무를 분담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여야 한다.

언론을 예로 들어 보자. 연간 400여명의 해외 언론인들이 방한하고 있고, 상주 외신들도 250여명에 이른다. 해외문화홍보원이 내년부터 신설하려는 '외신지원센터'는 한국 보도 관련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염두에 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사 브리핑을 넘어 다방면의 정보 콘텐츠를 제공해야만 한국의 위상과 가치가 왜곡되지 않고 전달된다는 것이다. 언론 분석, 전문가 설명회, 외신 취재지원 등 다양한 대응 노력은 다방면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아시아 세기의 한국'은 더 많은 책임과 나눔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국제사회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부국과 빈국의 가교' '평화와 안보의 중심' '미래 녹색환경 협력의 주역' 국가로서 역할을 해 나가야만 한다. 한국에 대한 세계의 평가와 우리의 위상은 놀라울 정도로 달라져 있다. 그 원동력은 문화의 힘이다. 우리는 이 힘에 대하여 자부심을 갖고, 온 국민이 '대한민국 홍보대사'란 마음가짐으로 교류와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