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스페인처럼 안되려면 佛도 노동개혁하라"

입력 2012.11.07 03:01

[올랑드 佛대통령에 근로시간 유연화 등 구조조정 권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0.4%로 대폭 하향 조정
갈루아 佛국가경쟁력위원장, 올랑드에 22개 개혁안 권고
좌파 정권 親노동정책 급제동

"전면적인 개혁을 추진하지 않으면 프랑스도 이탈리아·스페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이 붕괴하는 프랑스에 대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같은 경제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5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프랑스의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며 "스페인·이탈리아와 같은 정도의 노동·서비스 시장 개혁을 추진하지 않으면 경제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또 프랑스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프랑스 정부 전망치(0.8%)의 절반인 0.4%로 하향 조정했다. 프랑스는 최근 푸조와 에어프랑스, 에어버스 등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시행하며 실업률이 10%를 넘어섰다. 지난 3년간 문을 닫은 공장도 900곳이 넘는다. IMF는 긴축예산 이외에 근로시간 유연화와 최저임금 인상 제한, 실업연금 축소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같은 날 루이 갈루아(68) 국가경쟁력위원회 위원장도 IMF 보고서와 유사한 내용의 산업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회장을 지낸 갈루아 위원장은 소득세를 삭감하고 노동의 유연성을 강화해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22개 항목의 산업경쟁력 강화 보고서를 정부에 전달했다. 다만 올랑드 정부 내에서도 논란이 불거졌던 '주 35시간 노동제 폐지'는 이번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갈루아 위원장은 "쇠락하는 기업 경쟁력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충격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은 애국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IMF의 권고와 '갈루아 보고서'의 내용은 노조의 지지를 등에 업고 17년 만에 좌파 정권을 탄생시킨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으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다. 더구나 감세(減稅)는 재정균형을 달성해야 하는 올랑드의 경제 방향과 근본적으로 어긋난다. 일간 르 몽드는 "올랑드가 '갈루아 쇼크'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안팎으로 개혁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면서 올랑드 정부의 경제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6월 최저임금을 2% 인상하고 연 100만유로(14억원) 이상 고소득자의 최고세율을 75%로 인상하는 등 친(親)노동자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당장 일자리를 지키고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에 좀 더 유리한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정부는 6일 기업의 혁신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해고를 자제하는 기업에 대한 세금 혜택 등 기업 경쟁력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재무장관은 "갈루아 보고서의 내용은 시간을 두고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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