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직원 김준성(30)씨는 대학 시절 만난 신부 한승원(28)씨와 3년간의 연애 끝에 지난해 6월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두 사람은 모두 입사 2년차로 모은 돈이 많지 않았다. '이제 둘 다 취직했으니 함께 살자'고 결심했지만, 양가 부모는 "요즘 결혼 비용이 이만저만 부담스럽지 않다던데, 좀 더 준비된 다음에 식을 올리는 게 어떻겠냐"고 걱정했다.

김씨는 "쓸데없는 욕심을 버리면 우리 둘이 모은 돈으로 충분히 부모님에게 손 벌리지 않고 결혼할 수 있다고 양가 부모님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각자 직장에서 받은 대출과 저축을 합쳐 조그만 원룸(33㎡·10평)을 마련하고, 신랑인 김씨가 다니는 포스코센터에서 결혼식을 올려서 예식장 비용을 아꼈다. 예물·예단을 생략하고 반지만 하나씩 나눠 꼈다.

김씨는 "우리 부부처럼 둘 다 대기업에 취직해도 1억 모으는 데 5년은 걸리는데, 그 돈으로는 서울에서 전셋집 구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돈 모으면 결혼하겠다면서 계속 결혼을 미루고 싶지도 않고, 부모님께 손 벌리고 싶지도 않아 고민하다가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절약하고 아담하게 시작하기로 했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빌딩에서 결혼식을 올린 포스코 김준성 사원 부부. 부부는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결혼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회사 강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니 일반 예식장에서는 수백만원 들었을 꽃 장식 비용이 50만원으로 해결됐다. 평소 수천명이 근무하는 회사 건물이라 주차장 걱정도 없었다. 식사도 회사 구내식당에서 저렴하게 해결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걱정하시던 부모님들도 우리 두 사람의 힘으로 잘해내니 '대견하다'고 하셨다"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하며 결혼을 준비하니 저절로 작은 결혼식이 되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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