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5일 그룹 차원에서 본지와 여성가족부가 펼치는 '1000명의 작은 결혼식 릴레이 약속'에 동참하기로 했다. 10대 그룹 중 첫 동참 사례다.
이날 포스코는 임원과 평사원이 지켜야 할 사내 윤리 규범에 '이해관계자에게 청첩장을 돌리지 않고, 5만원 이상 축의금을 받지 않으며, 불가피하게 받았을 경우 10만원이 넘는 액수는 반드시 회사에 알리고 공익(公益) 목적에 쓰도록 기탁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특히 임원이 어기면 바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준수 사항'으로 정했다. 평사원은 '권장 사항'으로 삼고, 다양한 사내 홍보 활동을 통해 작은 결혼식을 장려하기로 했다.
윤리 규범에 '임원 준수 사항'으로 들어갔다는 것은 앞으로 임원이 되면 옷 벗을 각오를 하지 않는 한 호화 결혼식을 치를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윤리 규범은 현직 임원뿐 아니라 앞으로 임원이 될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포스코는 본지의 캠페인에 일회성으로 동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은 결혼식이 기업 문화로 뿌리내리게 하고자 이런 조치를 마련했다. 대기업과 협력회사는 업무상 갑(甲)과 을(乙)의 관계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갑의 혼사에 을들이 줄 서서 축의금 내고 악수하는 악습(惡習)을 갑이 스스로 끊겠다는 조치"라고 했다. 포스코는 또 지금까지 포스코 임직원에게만 개방하던 사내 예식 공간을 내년부터 협력회사 비정규직 근로자 등 외부인에게도 개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