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시식코너서 사라진 치매 어머니, 5개월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재회

입력 2012.11.02 03:08 | 수정 2012.11.02 09:07

자료사진/해당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치매를 앓던 대구의 한 노인이 실종 5개월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어머니가 실종된 후 대구 등지에 어머니의 사진이 실린 현수막 100여장을 내걸고 사례금까지 약속하며 살아 돌아오기만을 바랐던 4남매의 노력도 결국 물거품이 됐다.

지난 5월 25일 김모(45)씨는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 이모(80)씨와 함께 수성구 두산동 한 대형 마트를 찾았다. 이씨는 "시식하러 가겠다"며 딸과 헤어졌고, 딸 김씨가 어머니를 다시 찾았을 땐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다. 7년 전부터 치매를 앓아 딸과 함께 살던 이씨는 평소 위치 추적기를 지닌 채 다녔지만 이날은 딸과 함께 나선 이유로 단말기를 집에 둔 상태였다.

가족은 "치매 증상이 아주 심하진 않았고 평소에 꾸준히 약을 복용해 왔으며, 평소에도 혼자 산책을 하시기도 했다"며 "실종 당일 경찰과 함께 마트 CCTV를 통해 어머니가 혼자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1주일가량 지나 경찰은 실종 현장 인근 CCTV 분석을 통해 실종된 이씨가 큰아들(42) 집 인근 범어공원 주변을 배회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경력 및 수색견 등을 동원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애가 탄 자녀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지난 6월부터 평소 행인들의 왕래가 잦은 범어네거리, 동대구역 등을 비롯해 어머니의 고향인 경북 경주 등 50여곳에 '치매가 있는 어머니를 찾습니다'라는 현수막 100여장을 내걸었다. 전단 수천장을 돌리거나 신문·TV 광고도 내고 사례금 2000만원도 내걸었다. 또 딸 김씨는 경찰서를 찾아 자신의 구강상피세포에서 DNA를 추출, 경찰청 '실종 아동 등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결국 주검으로 발견됐다. 태풍 '산바(SANBA)'가 불어닥친 지난 9월 17일 대구 북구 대현동 칠성교 인근 하천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의 대퇴골에서 척수를 추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DNA 감정을 의뢰한 결과 지난 6월 등록된 김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 자녀에게 통보했다.

경찰은 "범어공원 인근 하천에서 실족한 뒤 태풍으로 많은 비가 옴에 따라 칠성교까지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