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눈물로 울리는 웨딩마치] "결혼문화도 청소가 필요해… 우리 자식부터 작은 결혼식"

    입력 : 2012.10.30 03:00 | 수정 : 2012.10.31 07:50

    이사·청소업체 '영구크린' 동참
    조영구 "특급호텔서 결혼해도 뒤처질까봐 스트레스 받더라"

    이사·청소 전문업체 '영구크린'의 임직원 78명도 '작은 결혼식'을 치르기로 했다. 임한명(47) 대표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우리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구크린은 임 대표가 2008년 방송인 조영구씨와 의기투합해 세운 회사다. 전국 300여개 지점에 18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이사·청소 일은 대표적인 3D 직종입니다. 힘든 사람이 많죠. 그러다 보니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시도한 게 기부였어요."

    영구크린은 2010년부터 버려진 물건을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하고 있다. 2년간 기부액이 3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본사가 있는 경기 성남시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저소득층의 이사와 청소도 돕고 있다.

    임 대표는 "이후 '우리도 먹고살기 힘든데 왜 하느냐'며 불평하던 직원들의 눈빛과 서비스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일의 의미를 찾으면서 돈보다 큰 보람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업체 영구크린 임한명(앞줄 왼쪽에서 셋째)대표와 방송인 조영구(앞줄 왼쪽에서 둘째)씨, 직원들이 지난 2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본사에서 '작은 결혼식' 실천을 약속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그는 결혼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충남 공주에서 8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임 대표는 1992년 충남 논산의 한 예식장에서 가족·친척들만 모인 가운데 결혼했다. 신혼집은 경기 안양의 옥탑방, 예물은 임 대표의 홀어머니가 남겨준 반지가 전부였다.

    이 회사의 이사 조영구씨는 2008년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서 화려하게 결혼하면서도 '뒤처지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당시 조씨 결혼식엔 하객 1200여명이 몰려 인근 도로가 다 마비됐다. "이사 일을 하면서 신혼부부를 많이 만나게 됐어요. 큰 집을 좋은 혼수로만 채운 사람들은 참 까다롭고 표정이 없어요. 대신 소박한 부부들은 따뜻해요. 조그만 정성에도 감사하는 모습을 보면 저희가 더 고맙죠."

    그는 아들(4) 결혼식은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사람 100명만 모인 가운데 아들이 살아온 얘기를 하면서 치르고 싶다고 했다.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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