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양악(兩顎) 성형수술을 받은 23세 여대생이 1년 반 동안 수술 후유증 때문에 고통을 받다 지난 2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여대생은 "수술 후 턱이 돌아가고 눈물샘이 막혀 눈물이 계속 흐르는 부작용으로 너무 힘들었다"는 유서를 남겼다.

양악 수술은 본래 위턱과 아래턱이 맞물리지 않아 음식을 제대로 못 씹는다든지 얼굴 기형이 심한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수술이다. 이런 수술이 최근엔 병원의 과잉 선전과 여기에 현혹된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얼굴을 갸름하게 다듬는 미용 성형수술로 알려지게 됐다. 그 결과 대학 입학 전 여고생, 취업·결혼을 앞둔 여성, 연예인 지망생들이 한 해 5000명이나 양악 수술을 받을 정도라고 한다.

양악 수술은 전신마취를 하고 위턱과 아래턱뼈를 잘라내 턱의 위치를 다시 맞추는 대수술이다. 수술이 잘못되면 부작용으로 얼굴 윤곽이 수술 전보다 더 비틀리거나 입술·턱의 감각이 무뎌지고 턱관절 장애나 청력 이상이 오기도 한다. 심지어 뼈의 혈액순환이 안 돼 인체 조직이 썩어들어가는 일도 생긴다. 한국소비자원엔 201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런 고충 상담이 75건 접수됐다.

이런 세태의 뒤엔 열병처럼 번져가는 우리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적잖은 사람들이 턱 수술의 부작용으로 고통을 겪는 건 환자들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알려주지 않은 채 수술부터 권하는 병원 측의 책임이 크다. 의학적으로 턱뼈 수술은 그전에 1년~1년 반쯤 치과 교정을 거친 뒤 꼭 필요할 경우만 시술하는 게 바람직하다. 턱뼈부터 깎아 맞추고 치과 교정을 나중에 하는 '선(先)수술' 기법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방법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선 버스나 전동차마다 여성의 수술받기 전과 후의 얼굴 사진을 대문짝만 하게 올려놓고 양악 수술을 권장하는 광고가 넘친다.

의사단체와 당국은 전문성을 갖춘 병·의원만 양악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인증제를 도입하는 방안과 양악 수술의 효과나 수술 실적을 과도하게 선전하는 행위를 규제할 대책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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