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민련 "北의 협박이 통한 나쁜 선례"… 일부선 "다른 곳은 비공개로 하는데…"

조선일보
입력 2012.10.23 03:02 | 수정 2012.10.23 16:23

전단살포 무산 두 목소리

22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계획했던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제지당한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북민련) 측은 "정부가 북한의 공갈에 넘어가 비굴하게 군다"고 비판했다. 북민련 공동대표인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햇볕 정부 때도 차마 하지 않은 원천봉쇄를 이명박 정부가 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천안함 폭침 이후 대북 심리전을 공언했던 군은 북이 '조준 사격'을 운운하자 심리전 얘기도 못 꺼낸다"며 "군은 이번에도 '북이 도발하면 엄청난 응징을 하겠다. F-15K를 띄우겠다'며 큰소리치다가 또 '조준 사격' 얘기가 나오자 원천봉쇄라는 비겁한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성금 모아서 전단 날리는 우리더러 쇼한다고 비판하는데 막대한 예산을 쓰는 군과 정부는 쇼하는 시늉이라도 해봤느냐"고 했다. 탈북자 출신인 박 대표는 삐라 살포 주도 등 두드러진 북한 민주화 활동으로 신변 위협에 시달려왔다. 북민련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전단 살포는 물론 대북 민주화 운동에서 북한이 위협하면 우리 정부가 나서서 막아준다는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삐라 살포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북민련의 행동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북 전단 보내기의 '대부'로 불리는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대북 전단은 외부 정보로부터 철저히 차단된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를 열어주는 인권활동"이라면서도 "공개적인 전단 살포는 일회성 이벤트, 퍼포먼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2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자유로 당동IC 부근에서 경찰들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차량의 임진각 진입을 통제하자 박상학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 대표가 얘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foru82@chosun.com
22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자유로 당동IC 부근에서 경찰들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차량의 임진각 진입을 통제하자 박상학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 대표가 얘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foru82@chosun.com
그는 "북서풍이 지배적인 한반도의 기후 특성상 임진각에서 날리는 전단은 100% 한국 땅에 떨어진다"며 "일부 단체들의 이벤트성 행사 때문에 나처럼 조용히 전단을 날리는 사람들만 오해를 받아 활동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이더와 열추적에 잡히지 않는 대북 풍선은 경제적인 스텔스기이자 가장 값싸고 안전하게 평화적으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대북 통일 전략"이라며 "정치와 상관없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대규모로 대북 전단을 날리는 사람은 박상학 대표와 이민복 단장 두 사람"이라며 "박 대표는 언론을 자주 활용하는 반면, 이 단장은 선교 목적의 전단을 비공개로 살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년 날려보내는 대북 풍선은 박 대표가 600~700개, 이 단장이 1500개 내외다. 풍선 한 개에 매달 수 있는 대북 전단은 크기에 따라 1만~6만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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