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2006 토리노올림픽 3관왕 진선유(24) 이후엔 한동안 확실한 에이스가 없었다. 2010 밴쿠버올림픽에선 16년 만에 '노 골드'의 수모도 맛봤다. 하지만 2012~2013시즌을 맞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새 희망에 부풀어 있다. 15세의 대형 신예 심석희(오륜중·사진)의 존재 덕분이다.

심석희가 21일(한국 시각)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1500m 결선에서 2분17초513에 결승선을 통과해 한국 대표팀의 맏언니 조해리(26·고양시청·2분18초300)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3위는 중국의 리지안루(2분18초350)가 차지했다.

심석희는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한국 빙상계를 놀라게 했던 기대주다. 1000m와 3000m 수퍼파이널에서 1위에 오르며 중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올해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3관왕, 동계유스올림픽에서 2관왕을 각각 차지하며 주니어 무대를 평정한 심석희는 이번 월드컵 1차 대회 1500m 우승으로 성인 무대에서의 활약도 예고했다.

173㎝의 훌륭한 신체조건에 순발력과 지구력을 두루 갖춘 것이 심석희의 강점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김범주 경기이사는 "심석희는 500m부터 1500m까지 모든 종목에 능해 2014 소치올림픽은 물론 2018 평창올림픽까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1000m 결선에선 이소연(19·단국대)이 1분30초440의 기록으로 엘리제 크리스티(영국·1분30초462)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남자 대표팀의 간판스타 노진규(20·한국체대)는 남자 1500m에서 결선에서 2분14초588로 곽윤기(23·연세대·2분14초813)를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러시아 귀화 후에 첫 국제대회 개인전에 나선 안현수(27·러시아명 빅토르 안)는 1500m 준결선에서 3위로 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파이널B(7~13위 결정전)에서 1위로 통과해 최종 순위 7위를 기록했다.